교중미사보다는 청년미사를 더 좋아합니다.
교중미사에서는 특히 성가를 부를때 간혹 축축 늘어지는 감이 있어 그럴것 같은데요
청년미사는 성가대부터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본당 청년 성가대 지휘자는 자매님이신데 지휘하는 폼은 열정적일 뿐만 아니라 힘도 넘쳐납니다.
교중 미사 성가대의 경우는 (물론 제 주관입니다) 매우 조심스럽게 부르는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좀 더 곱고 좀더 아름다운 화성을 내고자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러나 청년 성가대는 아주 힘차게 부릅니다. 힘찬 합창의 조화가 저는 좋습니다. 제가 독창이나 중창보다도 합창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 음과 목소리의 조화와 함께 힘찬 소리들이 있어 더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청년 성가대의 성가와 성가 발췌곡이 더 좋습니다.
교중미사는 보통 창미사곡의 경우 이문근 신부님이 작곡하신 것으로 부르는데...저는 솔직히 이 창미사곡은 부르다가 하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청년 미사때 부르는 창미사곡은 음률의 정서등이 제 감성과 비슷해서 그런지 잘 따라 부릅니다.
따라 부르지않고 듣고만 있어도 눈물이 납니다.
지난 주에도 주일 저녁 청년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새로 지은 성당의 아름다움과 새 오르간의 음률을 타고 흐르는 청년 성가대의 합창에 젖어있다가 문득 옆자리를 보았습니다.
옆자리엔 당연히 청년이 앉아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저는 깜짝놀랐습니다.
제 옆에 앉아있는 청년의 모습은 지난 제 모습과 아주 흡사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저도 옆의 청년처럼 저렇게 힘차고 자신있는 모습으로 앉아 있었던 시절이 스쳐갑니다.
제 젊고 아름다웠던 시절은 지금 생각해 보면 잠시뿐이었습니다.
제 또래의 친구들은 대부분 저를 친구로 삼어 노닐며 함께 있고 싶어하였던 지난 시절, 그 친구들과 모두 함께 어울릴수 없어 골라가며 생활하다보니~~@@ 미움도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만...
힘차고 자신있던 모습은 30세를 지나자마자 큰 수술- 아주 큰 수술을 받으면서 근육과 살이 모두 빠져나가면서 엉망이 되었고 그럼에도 제 자신의 처음 모습을 찾기 위해 여지껏 노력을 해 오고있지만...
이제 돌아보면 세월이 너무 많이 흐른 뒤입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의 전성기 시절에 주저앉았으되 제 자신의 모습을 되찾기 위하여 다시 시작해 온 시간 시간들....
그 시간들은 꿈결같은 시간들이고 간혹 가슴메어졌던 젊은 시간들이기도 합니다.
수술 몇개월 후 가까운 산 약수터에 오르니 약수터에 놀러온 아이들이 저를 본 후 깜짝 놀라는 거였습니다. 그리곤 슬슬 자리를 피해 모두 약수터를 떠나갔습니다. 이러한 행동들이 이상하여 집에 돌아온 후 거울을 보았는데요....
아!
약물 치료로 머리털은 다 빠져버렸고 위를 떼어내 먹지를 못해 살은 모두 빠져버려 거울에 비친 모습은 미이라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저도 저였습니다만 거울속의 제 모습을 바라다보니 얼이 빠져버려 그냥 망연자실 서 있었습니다.
"이런 수술로 내가 죽지는 않겠지만, 죽는다 하여도 내 모습은 찾은 후 죽으리라..."
이렇게 작정을 한 후에야 비로서 거울 앞에 선 제가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세월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합기도, 해동 검도, 등산, 다른 운동 등을 통해 다시금 근육과 살을 어느 정도 붙였다 생각하였지만
세월은 깊어가 이제는 이미 젊은 아름다움은 전혀 찾을 길이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겨우 흔적이나마 찾았다고 생각하였던 내 모습은 다시금 올해(2010년) 초 수술을 통해 근육들이 모두 빠져나가 간혹 속상하기도 합니다만
좌절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찾기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옆 좌석에 앉은 청년 형제님은 저 처럼 이런 저런 수술같은 것 없이 그냥 그 모습대로 잘 살아주기를 바래 봅니다.
하느님만을 사랑하며 잘 살아갈 것 같기에 다른 일이 없으리라고도 생각합니다.
저처럼 저 잘난 것이 자신의 능력에서 나온 것처럼 머리 쳐들어봐야 그럴수록 하느님은 보이지 않을 겁니다.
희망이 꺽여지고 몸도 갈대처럼 부러져 버렸던 제 젊은 시절....바로 그 때서야 저는 하느님을 똑바로 볼 수 있었기에 원망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청년미사에서 문득 문득 건강하고 예쁜 청년들을 보면 놀람과 슬픔 그리고 희망이 스쳐갑니다.
하느님께 되돌아갈 그날까지 저의 결심은 변하지 않겠지만....하여 오늘은 평소하는 운동에 더불어 완력기도 좀 더 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오른 팔이 무거움을 느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제게 그냥 지나버릴(버린) 세월은 없습니다. 잃어버린 모습을 찾기 위해 불사초 구하듯 매일 검을 잡습니다.
오늘밤은 검이 제대로 잘 움직였으면 좋겠다 생각하였습니다
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길은 거져 받은 은총안에 계속 머물기 위해 떠나는 길이기도 하리라 생각합니다.
자신과 싸우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빕니다.
|
제목: 젊은 그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