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란 자로고 잘 사궈야한다고
부모님은 물론이거니와
누나 형들까지 이구동성으로
절 볼때마다 타이르곤 하였습니다.
특히 누나나 형들이 그럴때마다
"~~@@ 지 꼬라지나 잘 챙기지 남 소리하긴...^^" 하였습니다.
(물론 속으로 웅얼거리는거죠)
초등학교 들어가기전부터 한동네에 살아 친구로 오늘날까지 남은 못생긴 눔이 하나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같이 나왔는데 고등학교는 각기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고등학교 일학년때인가
이 눔이 저희집에 놀러왔었는데 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자 이눔은 자연스럽게 웃옷 안주머니에서 어디서 꿍쳐왔는지는 몰라도 담배를 한가치 꺼냈습니다.
그러더니 아주 자연스럽게 성냥으로 불을 붙여 몇모금을 빨아 연기를 동그라랗게 내 뿜더라구요.
그런후 손 쓸 틈이 없이 그 담배를 제 입에다 쏙 물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아~~
이 나쁜 친구땜시 저는 그만 담배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간혹 형이나 아버지가 태우는 담배를 한두까치 슬쩍 꿍쳐내어 숨겨두고 앞산에 올라 피어보곤 하였습니다.
피울때마다 머리가 엄청 아파와 "다시는 안피워야지~~" 하였지만 그것도 그때뿐.
어느 주일날
가족들이 다 외출하고 어머니도 성당 가시고자 분주하신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윽고 어머니는 성당에 가신다면서 방문을 나섰습니다.
어머니가 대문을 나서는 것을 확인한 후 저는 꿍쳐놓은 담배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거울앞에 앉았지요.
무릇 담배는 멋있게 어딘지 모르게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으로 피워야 한다는 신멋이 들어 창문은 활짝 열은 후 거울앞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물고 성냥불을 당겼습니다.
그리고 이 손가락 저 손가락 사이로 담배를 옮겨가면서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담배 태우는 폼을 거울을 보면서 연습을 하였습니다.
그러는 중 갑자기 마루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그만 기겁을 하고 손에 들었던 담배를 방바닥에 비벼끈 후
거울 옆에 있는 휴지통으로 잽싸게 던졌습니다.
당연히 휴지통안에 꼬링이지요....
(그 당시엔 합기도를 배우는 중이었기에 제 운동 신경이 무척 발달해 있었거던요~~@@)
마루문을 열고 방으로 들러오신 분은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방안의 분위기가 좀 이상해하셨지만 무얼 두고 가셨는지 무얼 찾으시다가 휴지통에서 연기가 모락 모락 피어나는 것을 보셨습니다.
(아니 어찌 이럴수가, 주님!!!)~~@@
어머니는 다짜고짜
"너도 담배 태우냐?"
"옴만~~, 담배는 몬 담배~~~별소리도 다하시네..."
"듣기 싫다,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놈이 담배를 태워?"
어머니는 들고 계신 성가책으로 제 머리통을 아주 힘차게 내리치신 후 부랴부랴 나가셨습니다.
그 이후부터 어머니는 저를 볼때마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난 니만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미어져~~@@"
라 하셨습니다.
물론 그 이후 담배는 태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간혹 학교에서 뒷자리에 앉는 껄렁한 친구들과 어울려 점심시간 후 학교 뒷산으로 올라가 돌아가면서 담배를 태워보곤 하였지만....
그런데 이런 냄새를 담임선생님은 기가 막히게 아셨습니다.
그래서 저와 담배를 돌려가면서 태웠던 친구들을 하나 둘 모두 교단 앞으로 나오라 하신 후
"후~~해봐" 하십니다.
친구들은 아주 죽어가는 숨소리로 "후~~우" 합니다만
그와 동시에 귀싸대기에서 철썩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한 놈 두놈 세놈 네놈 .... 모두가 죽어가는 숨소리로 "후~~우" 하였지만 그와 동시에 당연히 귀싸대기가 "철썩" 하는 것은 동일하였습니다.
저는 어떻게 되었느냐구요??^^
당연히 저는 빠졌지요.
저는 성적이 남달리^^ 우수하였고~~@@
학급에서 비교적 샌님으로 통하였기에 제가 저놈들과~~@@ 어울려 담배를 태웠으리라 추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었거던요^^
이런 저를 꿰뚫어보시는 어머니는 저만 보면 그리하셨습니다.
"으이휴~~난 니만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미어져......"
그래도 어머니는 기회만 되면 이모며 와삼촌이며 다른 친적들앞에선 저를 칭찬하셨답니다.
"정제는 내 입안의 혀다,,, 딴 녀석들이 정제 반만 따라가도 내가 원이 없겠는데...어찌 한배에서 나온 놈들이 이모양들인지"
하곤 하셨답니다. ^^~~@@"
그때 배운 담배가 지금도 계속 저를 따라다닙니다.
지금은 사실 별로 그 놈을 찾진 않거던요.
자고로 친구는 잘 사궈야한다는데,,,, 담배 이놈은 다들 평판이 나빠서 ...
새해에는 사생결단을 내 볼까 합니다.... 친구고 나발이고 안면 몰수할 작정입니다...
나쁜 친구(?~~@@)들이 여전히 주변에 계신 분들도 올 새해에는 사생결단내보시기를 권합니다.^^
제목: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