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늦게 집을 나셨습니다.
아침 일찍 나서 우이암에 오른 후 신선대 -자운봉-만경대로 가 천하?를 둘러보고 하산하고자 일주일 내내 계획을 세웠는데
그러자면 적어도 출근하듯 출근시간대에 집을 나서야 했는데도 2시간이나 늦은 10경에야 집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일찍 출발을하건 늦게하건 늦어도 오후 4시이전까지는 집으로 돌아와야 하므로 그냥 우이암에 오르고 좀 쉬다가 내려오기로 하였습니다.
우이암(도봉산) 등산로는 크게 힘이 들지않는 그리고 숲길을 걷는 기분을 만끽할수 있는 코스로 아주 좋은 코스라 생각합니다.
김밥이며 오이며 그리고 봉지 호두랑, 손수 뽑은 원두커피, 오갈피액, 이온음로~~@@ 등을 챙겨 우이암에 쉬엄쉬엄 오릅니다.
묵주를 지팡이삼아 20단 전체를 묵상하며 오르는 산길은 정말 좋습니다.
한무리의 아이들.... 아줌마들....등산카페 회원들 등등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산을 오릅니다.
그 가운데 저도 있습니다.
우이암에 오른 후 아랫 바위에서 김밥을 한줄 먹습니다. 그후 달콤한 커피를 한잠 마시면 거기가 신선대가 아니라도 신선이 다 된 기분입니다.
원기가 돋아 다시 내려오다가 등산로 옆 울창한 나뭇잎이 햇빛을 막아주는 곳에다 깔판을 깔았습니다.
좀 쉬었다 가려구요...
등산화를 벗는데 바로 등뒤에서 들려오는 아줌마 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려니 하며 오갈피 한잔을 마시려하였지만... 시끄럽습니다. 세명이 아니라 두명이었기에 접시는 깨어지지 않았겠지만.....그래도 깔판을 들고 조금 아래로 자리를 옮깁니다.
잠시 깔판에 등을 붙였다가 다시 내려가고자 일어섰더니 바로 그 아줌마들이 상냥하게 말을 건넵니다.
"저기 장갑 흘렸어요."
조금 전 깔판을 깔은 자리 바로 밑에 제 장갑이 흘려있는 거였습니다. "이런 이런... 저것이 왜 저기 있지~~@@"
그러면서 장갑을 주워 가방에 넣는데요...
"이리좀 앉아요"
"이것 좀 잡쇼봐..... 찰떡이야... 어여"
저는 찰떡을 먹으면 생목이 오르곤하지만 흘린 장갑을 알려준 터라 사양할수 없어 받았는데 옆의 아줌마도 무얼 집어줍니다.
"그만 가야겠어요."
"좀 더 잡숩고가지... 아직 시간도 훤한디"
아줌마라하여도 미모가 받쳐주면 "이젠 그만 가보라"라 한다고 하여 순순히 가겠습니까만^^
두 부인 모두 옛날 장승 마나님처럼 3등신 타입이라 도저히 함께 있을 마음에 생기지않아 고맙다 거듭 말하고
고마운 김에 껌 하나씩 드리고 산을 내려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평범한 주말 일과를 모두 마쳤기에 오랜만에 주말 밤을 맞이하여 한잔하고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하늘의 별들이 어서 나오라 손짓하는 것 같아 부지런히 밖으로 나와 간간히 가는 카페에 들렸습니다.
오늘 산행은 별로 어려운 길이 아니라 몸이 가뿐하다못해 힘이 솟는듯 합니다.
수술한 목의 상처도 거의다 아물고하여 오랜만에 노래 한곡 뽑아보고픈 생각도 들어 한곡을 뽑았습니다.
그런저런대로 불렀다 생각합니다. 조금있으려니 웨이터가 위스키를 한잔 가져와 제게 줍니다.
"저기 저 테이불 손님이 드리는 거"라며.
붉은 등불아래 푸른 등불아래의 저쪽 테이불을 보니 아줌마들 세분이 갖은 화려한 여름 의상이지만 얼큰한 모습으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와 눈이 마주치자 환한 웃음까지 보내주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저분들에게 환한 웃음을 기꺼이 보내드릴수가 없었습니다.
저 아줌마들도 어김없이 3등신이셨거던요... 8등신은 못되어도 5등신은 되어야지....
오늘은 내리 3등신 출신 아줌마들에게만 추파를 받습니다. 이런 프로포즈 받은 제가 너무 싫습니다.
전 한때는 7등신도 거들떠 보질않았거던요.....세월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하는 생각이 드니 슬프기까지 합니다~~@@
웨이터에게 감사의 표시로 "저 쪽 테이블 아줌마들이 드시는 술 한병 가져다 드리라"하였더니 잠시후 웨이터가 저 테이블에서 보낸 쪽지를 제게 다시 건냅니다.
쪽지 내용은 "합석하면 언될까요?" 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합석이란 것은 제 사전에 없어 주말 밤 늦도록 가는 술집엔 "홀로 와서 홀로 가는 것"을 제 원칙으로 삼아왔기에 그럴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5등신도 아니고 3등신분들이신데 어떻게 잠시라도 합석을?~~@@
그러나 제게 합석을 하자고 하는 것은 사실 고마운 제의인 것은 틀림없는 일입니다.
오늘날의 저같은 남자, 어디 거들떠 볼 개제도 없을텐데요, 술도 보내주고 합석을 하자는 것은 정말 눈물겹도록 고마운 일임은 틀림없습니다. 누구나그렇듯 저도 제가 지켜야 할 생활이 있기에......
합석좋아했다가 행여라도 코 꼬이게되어 "누구들처럼" 끌려다니게 된다면...... 하여..... 평소 그럴때 완만하개 거절을 의미하는 내용을 적은 쪽지를 웨이터에게 건내주었습니다.
그럴 경우 건내는 쪽지 내용은 항상 이렇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표시로 노래 한곡 더 보내드립니다"
노래는 나미가 처음 불렀고 그 후 015B도 부른 "슬픈 인연"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저 아줌마들도 제 마음을 틀림없이 양해해 줄 것입니다... 우린 정말 슬픈인연입니다.
제목: "이것 좀 잡쇼봐 찰떡이야.....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