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보면 그토록 쾌활하던 아기 고양이가 며칠째 밥을 먹지않고 모퉁이에 웅크리고 앉아 있음에 마음이 걸립니다. 아기 고양이를 위해 은밀하게 마련해 준 아기고양이 보금자리와 그 뒤에 숨겨둔 아기 고양이 밥그릇을 어찌 알았는지 큰 검둥이가 차지한 채 남은 먹이를 먹고 있음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놈이 아기 고양이를 해꼬지하여 아기 고양이가 쫓겨나와 자기 집에는 못들어가고 며칠째 나무 밑에서 웅크린채 얼이 빠져 있는가 하는 염려들이 밀려듭니다. 그래서 일단 아기 고양이를 집 안에 들여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였습니다. 좀 지켜보고 병원에 데려가던지 할 생각이었습니다.
우리 집에 와서도 자신의 보금자리로 만들어준 박스안에 들어가 온종일 꼼짝도 하지않았고 먹이도 먹지않네요...
재키는 아기 고양이에 대해 무언지 궁금하였는지 아기 고양이가 들어있는 박스안으로 머리를 집어넣고 킁킁대다가 박스옆에 쭈그린채 엎드려 있다가 그리고 주변을 서성이기도 합니다. 재키가 아기 고양이에게 호의적일지 몰랐습니다.
이틀 이상을 그렇게 웅크리고 있기에 탈진하기 전에 황태죽을 끓여 먹여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래도 안되면 병원에 데려가 진찰을 해 볼려구요.(아기 길고양이를 처음부터 병원에 데려가-병명도 모른채- 주사맞히고 케이지에 가둬놓고 치료한답시며 이것 저것 마구 해 대면 엄청 스트레스받을 것 같아 우선 며칠동안 제가 직접 관찰해 보기로 한 것입니다.
아기 고양이가 황태죽의 국물을 조금씩 먹습니다. 그 이래 아기 고양이는 적으나마 먹이를 먹었고 하루 이틀 지나니 예전에 제가 아기 고양이에게 준 먹이들도 잘 받아 먹습니다. 이젠 체력 회복도 이뤄지는듯 합니다. 그동안 집안에서 적응하도록 고양이에 필요한 여러가지 물품들을 준비해 두었지만 이런 것엔 별 관심이 없어보였고 어느정도 원기를 회복한 아기 고양이는 자기가 자란 우리 아파트 마당이 그리운지... 밤이면 울면서 거실 이리 저리로 다닙니다.
하여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난 우리 동 앞마당 주변이 정말 그리워서인가 하여... 알아보고자...우선 깊은 새벽에,
아기 고양이가 살던 은밀한 곳에다 겨울 나기에 좀 더 튼튼하고 포근한 보금자지를 만들어 이전 것과 교체해 놓았고 그 앞에다 아기 고양이를 풀어주었습니다. 잠시 저를 쳐다보며 주위를 뱅글 뱅글 돌더니만 마당을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아흥 아흥" 좀 색다른 큰소리로 울며 돌아다니더니만 모습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새로 교체해 준 아기 고양이 집을 큰 검둥이가 또 차지할까하는 염려를 안고... 퇴근 후 밥을 먹이려고 아기 고양이 집 부근에서 아기 고양이를 부르자 새로 교체해 준 박스에서 튀어 나옵니다. 원기를 거의 다 회복해 보입니다.. 또한 제게 더 살가운 모습으로 달려옵니다. 주는 먹이도 잘 먹고 이리 저리 장난기 있는 행동으로 저를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가 어느정도 놀아준 후 집안으로 들아고자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갈때 더 이상 현관까지 따라와 울지는 않더라구요~~~@@ (집안에서 우리 재키와 며칠을 요양하며 있었던 것이 아기 고양이에게도 곤혹스러웠는가 봅니다.)
잠자기 전 마당에 나와 아기 고양이를 살며시 불러보면 어느새 저를 발견하고 달려와 뒹굽니다.
요 녀석에게 재키 간식을 주면 너무 잘 받아먹습니다.
수의사와 상의하여 때가 되면 접종도 하고 특별 관리를 해주어야겠습니다.
우리 주님의 은총에 대하여 생각하게 합니다.
선행하는 주님의 은총안에서 우리는 감동하고 은총을 따르게 된다는 것이 아기 고양이를 보면서 실감합니다.
주님의 은총에 이끌려 가난한 동물들에게도 밥을 먹이고 그 동물들은 밥을 먹이는 저를 알아보며 서로 좋은 관계를 형성하며 각자 위치에서 살아가는 것은..."복락원"을 향해가는 첫걸음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기 고양이도 제 평범한 하루를 기쁨을 가지며 살아가도록 자극해 줍니다.
아기 고양이던 큰 고양이던 모든 고양이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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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기 고양이의 귀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