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번주는 북한산 칼바위를 경유해 북한산을 올라보자 하였습니다.
칼바위 코스는 제가 북한산에 오르면 으례 지나치는 코스였습니다만
목수술을 받은 후로는 한번도 올라보질 못하였습니다.
목수술 받기 전에 몸에 붙은 근육들이 빠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무심코 지나쳤는데 어느날 거울에 비친 제 몸매~~@@와 팔을 보니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팔다리에 어느 정도 근육이 탄탄이 붙었는데(그래서 신경외과의 간호원이 물리 치료해 주시면서 '선생님은 연세에 비해서 근육이 매우 탄탄해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요) 저 모습은 완전히 "소말리아 아이의 팔"같았습니다. 그럼에도 아무도 저를 후원해 주겠다 나선 분은 없었습니다만...
그래서 정형외과 의사와 상의해서 더 심해지기전 수술을 받기로 한 것인데요
수술 후 칼바위 원정은 처음이었습니다. 바위를 오르는데 몸에 기운이 빠져있음을 느낍니다.
다리가 좀 휘어청 하는 느낌이었구요(이러다 바람에 날려갈라~~@@)
그래서 몸을 구부려 팔도 함께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팔뚝에도 힘이 별로 없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던지 말던지 열심이 기는듯 바위를 올라 칼바위 정상을 넘었습니다. 허기로 점심을 좀 일찍 들고 보국문을 거쳐 대성문으로 내려왔습니다.
밤이 되니 몸이 피곤해 짐을 느낍니다. 토요일 밤은 위스키한잔하러 유일하게시내에 외출하는 날인데요. 그냥 포기하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오전에 일어나니 온 몸이 결립니다. 마치도 오래전. 아이때.. 산을 처음 올랐던 다음날 처럼...
바위위에서 조금 기었다고 어깨도 결립니다.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하여야 할런지 모르겠습니다.
중학생때엔 합기도와 평행봉, 철봉, 링 등을 대학생때엔 18기를 그리고 20여년 전부터는 해동검도로 그나마 못생긴 몸을 단련시켜왔었는데요.
거울에 비친 제 모습 제가 봐도 안타깝습니다. 안타깝다고 안타까워하며 시간을 보내고만 있지않습니다만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을까요?
도복을 묶어 어깨에 둘러매고 골목을 누비며 잘난척 할 때가 엊그제같았는데
흐트러진 몸에서 근육을 만들어내기 위해 별로도 시간을 내 용을 써야만한다니
가슴미어집니다만
그래도 살아오면서 절망은 없다, 불가능은 없다라는 것을 모토로 하여 살아온 만큼 꽤 만족할 만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몸을 만들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젊었을때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내일 모래 백발을 날릴 것 같을 지금 근육을 다시 만들어내어야 한다니 계속하여 가슴이 미어집니다.
미어지는 가슴은품고 나아갑니다.
한걸음 한걸음 빠트리지 않고 아이처럼 앞으로 나아갑니다.
|
제목: 미어지는 가슴은품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