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한번도 억울하지 않았던 사람은 없겠지만
또한 다른 동물이나 생명체들도 (사람의 눈으로 볼때) 그렇겠지만 뱀의 경우는 사람이건 다른 동물이건 억울해하는 존재들은 비교도 되지않을 만큼 수천년을 억울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성경 저자는 구약성경 창세기 3장 1절에서 뱀의 외모를 통하여 하느님이 만드신 동물중에서 "가장 간교하다"라 표현하였고 이는 뱀을 마귀의 형상으로 혹은 마귀와 대비되도록 표현하였는데요 사실 뱀보다 더 간교 혹은 지혜로운 동물들은 수두룩 할 것입니다.
예전에 어느 한시점에 저도 순간적으로 뱀을 극히 혐오하였던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어렸을때나 오늘날에나 특정 동물을 삻어한다거나 하지는 않았으며, 뱀에대해서는 주로 "징그럽다... 무섭다" 등등이 저로 연상되었겟지만 어느 특정 시기에 잠재적으로 아주 혐오하였던 것같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종교적인 경향으로 그리하였던 것 같습니다
수원에 머무른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큰 수술을 받았고 퇴원 후 휴양차 산기숡에서 머무르며 통원 치료를 받았는데 그 당시 저는 성경 통독등에 대단히 몰두하였습니다. 그럼으로하여 저는 거의 100% 종교적인 분위기에 젖었고 체력 증강을 위하여 시간을 내어 하루에 한번 정도는 산속 약수터까지 산책을 하였습니다.
어느날 약수터로 향해 가는데 뱀 한마리가 저를 스쳐지나가는 거였습니다. 독이 없는 율무기였는데 저는 그 율무기에게서 문득 마귀의 모습을 연상하였던 같았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저 놈을 죽여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주변에서 막대기를 찾았고 결국 그 뱀을 죽여버렸습니다. 무죄한 율무기는 도망을 가려고 하였지만 저를 벗어나지는 못하였습니다.
저는 약간 흥분한 상태였고 또한 마귀와 한판 붙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후의 제 기분은 후회로 패닉 상태에 잠시 빠진듯 하였습니다.
광신이란 것이 그래서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지금 해 봅니다. 당시 저는 성경뿐 아니라 도서관에 있는 성경외의 다른 종교 서적도 대부분 다 읽을 정도로 독서열이 강렬하였는데요... 그렇다고하여 광신적인 행동은 보이지 않았는데(예수님만이 제 주님이심을 확고히 인지하였지만).... 산책길에 제 곁을 지나가는 뱀을 보고 그만 광적으로 변해버린 제가 의아스러울 따름입니다.
그 뱀은 사실 저와 관련이 없는 무죄한 동물입니다. 물론 다른 뱀들도 고의로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한 무죄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저는 그 뱀이 간교한 짐승이고 마귀같은 생각이 들어 돌은듯이 제 곁은 스쳐 지나가는 율무기를 때려 죽인 것입니다. 그후 여기에 대한 죄책감이 그리고 그 뱀에 대한 미안함이 간혹 가슴에 남습니다.
예전 옆집에 살았던 제 친구는 아주 온유하여 그냥 쳐다만 보아도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지며 기분이 좋았던 친구였습니다. 어디던지 자주 함께 다녔고 제가 키타를 치면 노래도 함께 부르던 친구였는데요... 어느날 유원지에 놀러를 가서 이곳 저곳을 노닐다가 풀가에 앉았습니다. 잠시 풀위에 누웠는데 그 친구는 풀가에 앉아 무엇을 하는지 누우려 하지않길래 무얼을 하는지 일어나 보았는데... 아...글쎄...풀가에서 길게 행렬로 가는 개미들를 손으로 눌러 혹은 비벼 죽이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파리 한마리 못 죽일 것 같은 친구였는데요... 저는 그 모습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 이후로 그 친구를 점점 멀리하게 되었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디에 사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무죄한 뱀을 마귀처럼, 마귀로 간주하여 때려 죽인 일도 지금 생각하면 제게 소름이 끼칩니다. 그 당시가 제가 성경에 심취하여 외적으로는 제가...아마도 가장 거룩한 모습을 지녔을 때였거던요.
... 왜 그런 짓을 하였는지... 그런 짓을 했을 때... 저는 아마도 광신에 빠진 것은 아니었을 지라도 불현듯 광적인 분위기에 잡혀 그리 하였으리라 생각듭니다.
종교적인 선한 심성은 성경을 읽는다하여, 종교적 분위기에 젖는다하여 그냥 체질화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은총안에서 부단한 노력으로 다듬어 졌을때에야 비로서 그리스도인의 선한 행동이 되어지리라 생각듭니다.
종교적 분위기를 풍기며 마치 예언자나 된 것처럼 옳은 소리로 저 자신을 내세웠던 지난날의 위선적인 시간들을 미워합니다. 이제와 그 시간들안에서 저로부터 상처입은 존재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생각하면 거듭 소름이 끼칩니다.
무심코 제 옆을 지나가다 억울하게 마귀로 포장되어 죽었던 뱀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청합니다. 제가 용서를 청해야 할 것이 어디 뱀뿐이겠습니까? 그래도 오늘은 그 뱀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빕니다. 뱀에게 덮혀진 "마귀의 이미지" 혹은 "마귀로 연상되어지는 이미지"들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서도 벗겨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이미지가 덮혀졌건말건 사람들이 뱀을 뱀 자체로 생각하여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생각하였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뱀들에게도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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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뱀은 억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