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멧이 예언자로 등장할 때 그가 예언자인지를 마을사람들이 시험하였다는 일화가 떠오릅니다.
큰산으로 막힌 마을사람들은 마호멧에게 "네가 하느님의 예언자라면 저 산을 다른 곳으로 옮겨 우리가 좀 편하게 살수있도록 해달라"라 하였답니다. 그러나 마호멧은 산을 옮겨 버리느니 산에가서 산과 더불어 사는 것이 더 낫다라며 주민들의 요구에 응하지않고 산으로 갔다는 이야기가 대충 떠오릅니다. 얼핏 생각하면 "뭐 이런게 있나" 라 생각도 들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대단히 지혜로운 해법이라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아파트 8동 인근 9동 덤불에서 태어나고 어미를 잃어 제가 특히 신경을 더 써 준 노랑아기고양이 나비가 이제는 다 자랐습니다.
자라면서 덩치도 커지고 우리 8동 1층 모퉁이에 보금자리도 있어 우리 동 사람들을 잘 따르며 살지만은 나비가 태어나기 전부터 8동 1층 베란다 밑과 정원 주변에 제가 주는 먹이와 물을 먹으러 오던 20동 주변에 사는 검둥이와 그 아이들은 나비가 커 감에 따라 밥 먹으러 오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 졌습니다.
아기 고양이 검순이와 함께 밥먹으러 온 검둥이는 어린 나비를 공격하곤 하였고 그래서인지 나비는 자라나면서 검둥이를 아주 미워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자란 지금은 검둥이만 보이면 공격하여 내쫓곤하더라구요. 굴러온 돌이 박힌돌 뽑아내는 꼴입니다.
얼마전 밤에 재키와 아파트 전체를 산책하곤 하다가 검둥이가 두마리의 아기 고양이와 함께 20동 주차장 주변에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그 이후 이 아기들도 엄마인 검둥이 따라왔던지 우리 1008동 밥주는 곳 주변에서 한두번 보았습니다. 그래서 8동, 9동 주변 검둥이가 자주 다녔던 길목이나 베란다밑에 먹이들을 분산해서 놓았는데요...
나비가 8동, 9동 전체를 자기 영역으로 삼고자해서 그런지 흰얼룩순이 고양이외 다른 고양이들은 잘 받아주지 않아 보입니다. 큰누렁이와는 근래에는 싸움을 하지않지만 그래도 간혹 흰얼룩순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그래서인지 검둥이와 검순이는 근래 우리 동에서는 도통 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던차에 20동에서 검둥이와 아기 고양이 2마리를 보았으므로 그 놈들 먹이문제로 신경이 매우 쓰입니다.
저만 보면 좋아서 이리저리 쓰러지고 뒹굴며 또한 안아달라고 야옹대는 나비를 어떻게 할 수는 없으며 어떻게든 이전처럼 하루에 단 한번이라도 검둥이 가족을 배불리게 먹일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몇개월동안 제 마음이 늘 무거웠는데요.
불현듯 마호멧의 처신이 생각이 났습니다.
어차피 매일 밤 나비들 밥을 준 후에는 재키와 앞산이나 우리 아파트를 한두바퀴 도는 산책을 하므로 이때 검둥이가 사는 20동 주변 적당한 곳에(산책시 간혹 어린 고양이가 눈에 띄인 장소) 먹이를 주고자 결심하였습니다.
우리동과 20동 사이의 직선 거리는 600m되므로 그리 먼 거리는 아닙니다.
하여 어제는 나비 밥을 주고 사료먹는 시간에 검둥이들 먹이를 비닐봉지에 담고 산책을 하듯 20동 산책로 주변 모퉁이 재활용품 상자 뒤에서 어린 고양이를 발견하여 먹이를 주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거의 다 먹었더라구요.
어린 고양이는 턱시도를 입은 듯한 검은 아기 고양이었는데요... 검둥이 아기임이 틀림없어 보였습니다.(검둥이 아기는 턱시도를 입은듯 목의 흰바탕에 몸통은 짙은 검은색인 아기고양이와 짙은 갈색과 옅은 갈색 무늬가 있는 아기 고양이 두마립니다)
오랜만에 편한 밤에 잠을 청해봅니다.
평소 밥먹으러 오는 것에 힘세고 사나운 놈이 나타나 어린 고양이나 약한 고양이들이 밥먹으러 오지 못하게하고있다면...
마호멧이 한대로 제가 거리로 가서 먹이를 놓아주고 오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 방법인 것을. 왜 어제에서야 비로서 시작하였는지요. 물론 제가 더 귀찮아질 것 같은 예상으로 그렇게하지 못한 거지만...
배고픈 것을 참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모두 힘겨운 일입니다.
앞으로 휴가 때나 당직 근무때는 거기까지 가서 고양이들에게 밥을 줄 사람이 없겠지만...이런 것도 생각해 보면 해결책이 나올 것 입니다. 주님께서 제게 더 강한 건강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건강이 힘겨워지면 다른 아이들은 아예 굶주릴 거거던요. 주님께 저와 제게 속한 모든 것을 맡겨드립니다.
(먹이주는 곳은 재활용 박스 뒤 나무아래와 제 손길이 닿기쉽지만 눈에 잘 띄지않는 20동 1층 베란다 밑입니다.
추신 :
그후 나비와 신경전을 벌이던 큰 누렁이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리와서 먹고 가리라 생각합니다. 먹이 놔주러 가다가 20동 산책로에서 큰누렁이를 만났었거던요...아마 그놈은 저를 은밀히 따라왔으리리 생각합니다. 비교적 사려깊은 녀석이니까요... 깨끗한 물을 제대로 주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그런대로 마음에 평화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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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도 산으로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