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양이를 직접 키워본 적이 없습니다.
오래전에 단독주택에 살때 우리 조카가 고양이 새끼를 한마리 기르고 있었는데요 그것도 잠깐뿐 뒷방에 세살던 부부의 女아이가 집안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어린 고양이를 깔고 앉아 죽여버렸다나요?
그아이는 고양이 뿐 아니라 함께 있는 아이들, 아가들의 손가락, 팔뚝들도 틈만 보여지면 물고뜯고 합니다. 그 포악한 아이때문에 그 아이 부모도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생각듭니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고 단독으로 생활합니다. 물론 어미고양이가 새끼를 기를때에는 홀로 먹이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살아갑니다. 아기 고양이가 스스로 먹이를 구할수 있을 때 어미 영역이 먹을 것이 별로 없을 경우(함께 살아갈수 있을만한 먹이) 어미는 아기들에게 자기 영역을 물려주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아니면 아기 고양이들이 영억을 찾아 떠나는데 이미 다른 고양이들이 영역을 차지하고 있기에 특정 영역에 들어가 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리 저리 쫓기다가 죽기도 하구요... 아주 조그만한 영역을 차지해 숨죽이며 살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고양이들이 서로 으르렁대지만 않습니다. 홀로 살아간다하여도 옆집 앞집 영역의 고양이들은 서로 지나치면서 정감을 나누기도하구요.. 일찍 어미잃은 새끼들은 공동으로 돌보아 주기도 합니다.
우리 아파트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다보니 어떤 녀석은 저 밥 다먹은 후에 다른 고양이들이 밥을 먹지못하게 사료위에다 발로 흙을 쳐 뿌려놓기도 하고 다른 녀석이 오면 달려들어 물어 내쫓아내기도 합니다.
이런 짓을 하는 녀석은 대개 고양이 밥을 주는 곳을 영역으로 살아가거나 아기고양이와 함께 먹이를 먹으러 올 경우 그럴것이라 추정합니다.
고양이에게 영역이란 생사가 달린 본능적인 아주 중요한 문제거던요.
그래도 먹을 것이 없는 동네사는 힘없는 고양이들도 몰래와서 놓아준 먹이를 살며시 먹고 갑니다. 먹다가 물리는 수가 있어도 말입니다.
우리 노랑아기고양이(나비)는 제가 고양이들 밥주는 곳에서 조금떨어진 화단에서 태어나 어미를 잃고 홀로 밥먹으러 왔다가 큰검둥이에게 물리고 쫓기고 하다 발목(성장점)까지 부러져 제 보호를 받고 자라났습니다.
이제는 제가 사는 아파트동 1층 베란다 밑 으슥한 곳에 제가 마련해 준 집에서 안락하게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제는 제가 다른 고양이들을 위해 먹이를 놓아두는 다른 곳까지 머리통 쳐들고 지켜보며 다른 고양이들이 오는지 관찰하고 있더라구요. 다른 고양이들은 나비가 태어나기 전부터 자기 엄마와 함께 이곳으로 밥먹으로 왔으므로 이곳이 자기 영역과 같으므로 설사 이곳에서 영주하지 읺아도 이곳을 포기하지않을 겁니다.
나비외 다른 길고양이들은 이 놈들이 아기때부터 엄마따라 여기와 밥을 먹었고 또한 제가 밥을 주는 것을 알아도 저를 아는척 하지 않습니다. 다만 큰 어미들은 사료를 놔둔 다음 산책중에 만날 경우 "나비야 밥먹으러 빨리 가라" 라고 큰소리로 말하면 잠시 멈추어 저를 바라다 본후 먹이 놓아둔 곳으로 달려기기도 합니다만.
이에 반해 나비(노랑아기 고양이)는 멀리서라도 제가 부르면 달려와서 제 앞에서 쓰러집니다. 옆으로 쓰러지기도 쓰러진 후 뒹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제 신발로 다가와 신발을 두발로 움켜쥔 후 나즈막한 소리로 "~~~니야옹~~" 하며 애교를 부립니다.
이럴때 제가 잠시라도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면 큰소리로 "아웅, 아웅, 아웅..."하면서 저를 찾습니다.
오후때는 현관 계단 옆 철죽 덤불안에서 더위를 피해 쉬다가 퇴근하여 현관으로 다가가는 제 발소리를 알아듣곤 모기소리 만하게 "~~야아옹~~~"하며 저를 부릅니다.
이런 모습은 개보다 더한 고양이의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런 고양이를 "개냥이"라고 우스개소리로 부릅니다. 뭐 고양이를 집에서 키우는 사람들은 이런 개냥이를 키워 보는것을 소망으로 삼는다나요?
여하튼 나비는 우리 동 사람들 일부가 자신에게 악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너무 상냥하게 행동을 합니다. 이름을 불러주면 옆으로 쓰러지고...뒹굴고...두발로 발목을 껴안고....날카로운 이빨이지만 손가락을 자근자근 물기도 하고요....이제는 이 나비를 통해 고양이들이 내는 소리를 통해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대충 알아듣습니다.
우리집 수문장 재키는 짖고 설치면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합니다.
배가 출출할 때엔 제 앞으로 다가와 싸우려는 자세지만 꼬리를 흔들면서 크게 짖습니다. 간혹 눈빛으로도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지만
나가 놀자할 때도 대개 설치면서 그렇게 합니다.
여기에 신이나면 거실 방 주방을 빙빙 날쌔게 돌면서 난리를 부립니다.
그러면 뭐 항복하고 그 놈 뜻대로 해 줘야지요. 이전의 제키도 그렇지만 제키동생 재키를 중심으로 생활을 해 갑니다.
공간이 터진 아파트에서 반려동물들과 청결하게 살아갈려면 그 놈들을 늘 깨끗이 관리하고 돌보아야지만 가능하거던요. 이러다보니 이 녀석들은 자기를 왕으로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자기의 비위에 좀 안맞으면 "삐지고, 토라지고" 합니다. 그런후에는 자기 집에 들어가 불러도 나오질 않던가, 소파밑으로 기어들어가 나오질 않던가 아주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저를 바라다 보던가... 등등 뭐 이런 짓들로 항거하지요.
고양이들 특히 나비와 한참을 마당에서 보내고 집안으로 들어오면 재키는 재빠르게 냄새를 통해서 제가 고양이(나비)와 바람을 피고 들어온 것을 알아냅니다. 그런 후에는 삐져버리지요~~@@
불러도 외쳐도 소파밑이나 자기 집에 틀어밖혀 나오질 않습니다. 그런다고 제가 두려워 하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밖으로 불러낼 무기가 하나 있기 때문인데요.... 다른 개들이 소리만 들어도 환장한다는 육포니 소세지니 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재키야 너 커피 안먹지???" 하고 한마디 던지면 상황이 종료됩니다.
이런 말이 들리면 재키는 어느 틈인지 얼굴이 활찍 펴인채 제 주변을 돌면서 꼬리를 연달아 쳐대니까요...
나비도 다른 길고양이들 처럼 저를 좀 멀리해 주면 제가 편하겠는데요... 이 녀석 밥 다 먹을 때까지 자리에 서거나 앉아 지켜뵈줘야 하지요(나비가 아기때 검둥이가 수시로 달려들어 물며 쫓고자 하여 늘 불안한 마음으로 밥을 먹었으므로... 안심시키느라 나비가 밥을 먹을 때에는 늘 곁에 앉아 등을 도닥거려 준 것이 그만 습관이 되어 다 자란 지금도 이렇게 해 줘야 밥을 먹구요~~@@, 또한 털갈이 때라 털도 골라줘야 하겠군요... 그리고 물수건으로 얼굴과 몸을 좀 닦아주다보면 퇴근 후 제 여가시간의 반이 잡아먹힙니다. 나머지 반은 우리 재키가 잡아먹구요...
다른 고양이 같지 않은 나비와 우리집 수문장 재키 사이에서 저는 말라시들어 갑니다.
개와 개냥이 사이에서 저는 언제나 하루를 접게됩니다.
이런 기막힌 사연을 품고 사는 사람이 어디 저만이겠습니까만...그래도 앞으론 제 여가 시간은 "목이 마르면 우물가로 천천히 걸어가 물을 마시겠다는... 어린왕자 말처럼" 저도 퇴근후 여가사간을 다른 데서 찾지않고 이 놈들 바라다보는 것을 여가시간으로 보내는 습관을 새로 들여야 겠습니다.
마호멧에게 저 산을 옮겨달라(그러면 그 터를 갈아 먹고 살겠다라)는 마을 사람들의 청에 마호멧은 "저 산을 옮기는니 내가 저 산으로 가리라" 라 하엿다는 일화도 불현듯 떠오릅니다만...
여가시간 어쩌며 투달대기보다는 차리리 개와 개냥이 사이에 서는 것을 제 여가시간으로 만들어 예전 비교적 보기좋았던 싱싱한 제 모습을 찾아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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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개와 개냥이 사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