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을 위하여 현간문을 나설때면
요즈음은 현관을 나서기 전 현관 유리문 앞에서 잠시 마당 주변을 살펴본 후 빨리 현관을 벗어나기 위하여 총총 걸음으로 정문을 향해 갑니다. 마치도 무엇에 쫓기는 사람처럼....
예전에 중학교 1학년때 처음으로 강아지를 얻어와 키운 적이 있었습니다.
친구 아버지가 주신 것인데 스피츠였으며 생후 1개월 남짓된 강아지엿습니다.
그 강아지 이름을 제키라 지어주었는데 제키는 당연히 저를 잘 따랐으며
제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너무 좋아서 마당을 달리기 시합이나 하듯 열바퀴 정도 뱅뱅 힘차게 뛰어다닌 후 제가 달려들었지요.
요놈이 조금 크니 제가 학교에 가려고 대문을 나서면 제 뒤를 졸졸 따라오는 겁니다.
그러면 가슴이 덜컹 내려 앉습니다.
쫓아오다가 길을 잃으면 어떻해야하나,
요 예쁜놈을 누가 집어가면 어떻해야하나... 등등
그래서 제키가 멀찌감치서 따라오면 집으로 가라고 고함을 치기도 하고
그래도 쫓아오면 막대기같은 것으로 던져서 쫓아내기도 하였습니다.
몇개월전부터 제게왔던
갈색 얼룩무늬 길고양이가 낳은 아기 고양이가 이제는 잘 자라 팔뚝만큼 커졌습니다.
비교적 어려서부터 엄마를 따라와
제가 놓아주는 먹이를 얻어먹어서 그런건지
다른 고양이들은 제가 밥을 줘도(제가 밥을 주는지 알고 있음에도)
저만치서 경계를 하다가 제가 사라진 후에야 먹이를 먹는데
이 놈은 제가 나타나면 좋아서 어쩔줄을 모르며 물과 먹이를 놓아주는 사이에도 제 손을 자기 발로 툭툭치면서 친밀감을 보여줍니다.
근래
제 운동량이 부족하여 매일 밤 11시 안팎으로 아파트내 산책겸 보행도로를 천천히 달리기를 합니다.
이러기 위하여 현관문을 나오면 언제 저를 보았는지 이 아기 고양이가 제 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곤 제 주위를 맴돌기도 제 앞에서 뒹굴기도 합니다.
붙잡으려고 하면 잡히진 않고 달아나고 그래서 모른척 앞으로 가면 멀치감치 따라옵니다.
못본척 달리기를 천천히 하면 산책도로 옆에 있는 정원을 따라 달려옵니다.
그래서 쫓아오지못하도록 더 열심히 뛰어 아기고양이를 따돌리지만
한두바퀴 달리고 저희 동 마당으로 들어오면 이 녀석이 차 바퀴옆에 붙어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할수없이 한 20분 정도 같이 놀아주고 들어오면
그 놈은 현관 유리문 밖에 앉아 엘리베이터가 올라갈때까지 쳐다봅니다.
요근래 언제부터인지
아침 출근길에 이놈을 현관 앞 정원에서 만났습니다.
저를 보자 "야옹"거리면서 멀치감치 따라오는 겁니다.
붙잡으려하면 도망을 치고^^
그런 후에는 아침 출근길에 자주 이 놈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이 몸을 멀찌감치 따라오곤 하지요~~@@
이런 모습이
주변의 입주민들의 눈에 띌까 여전히 조마조마합니다.
저희 아파트는 아파트 단지 규모가 매우 커서 집없는 고양이와 개들이 좀 숨어 산다하여 별 문제가 되지않아보입니다만
출근 길에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 녀석이 저를 따라 붙게되면
제 행동양식이 다른 사람들앞에서 얼마나 부자연스럽게될까~~@@
하는 소심한 생각에서 그렇습니다.
세상에!!!
고양이가 강아지처럼 저를 따라다니는 것은 살아 생전~~@@ 저는 처음 겪는 일입니다.
한편으로는 요놈이 심심해서 그럴까??? 사람과 친숙한 반려동물이 되어 자기에게 밥을 주는 사람을 좋아하여 그러는 것일까....
벼라별 생각도 다 해 봅니다.
우리집 수문장 제키가 이 사실을 알면 아기 고양이는 큰일 날 겁니다.
자기 주인을 자기 허락도 없이 엉뚱한 놈이 따라다닌다는 것은 제키로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사항이기 때문이지요.
이래저래 겨울이 깊어갈 것입니다.
겨울의 추위가 깊어가는만큼 (길고양이들 때문에) 제 근심도 깊어가리라 여겨집니다.
조만간 "별것 가지고 다 근심한다"는 말들을 여기 저기서 들을 것 같습니다.^^
제목: 요즈음 출근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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