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저는 제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여 힘들 때가 있습니다.
길을 오고 가다가 저보더 훨씬 더 힘들어 보이시는 분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고도 제가 힘이 되지 못할 때에 그러구요.
또 하나는 사람들이 주가 되는 사회에서,
이 사회의 틈새에서 동물들이 살아가는 것이 무척 힘들어 보일 때 역시 그것을 제가 어떻게 도와주지 못할 때 그렇습니다.
쓸데없는 것에 신경을 쓴다고 힐난을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제게는 하루 하루를 살아가면서 가장 힘이 드는 것 들입니다.
얼마전에 sbs의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프로에 진도에 사는 "백구"라는 개에 대한 사연이야기를 보고 마음이 수시로 아파옵니다.
사연은 이러한 것인데요...
42세되는 한 남자가 전라도 진도에서 백구를 3년간 기르다가 병으로 죽었습니다.
그 사람이 병으로 살아가기가 힘들어 졌을때, 부인은 남편을 버리고 아들과 함께 집을 나갔버렸습니다.
삶의 슬픔을 이고 그 남자는 강아지를 키웠는데 3년간 기르다가 그만 운명을 달리 하였던 것입니다.
주인이 죽고나자 백구는 3일 이상을 울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주인이 떠나가고 남은 빈 침대 곁에서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다른 사람이 돌보아주리라 다독거려도,
주인의 빈 침대를 끝끝내 떠나지 않고 탈진해 하기도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동물들은 자기 주인이 없으며 도저히 살아가기가 힘겨울 것입니다만,
주인의 사랑을 기억하며,
주인이 없는 변화된 낯선 상황에서 돌어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며 마냥 넋을 놓고 있는 이 슬픈 백구는 어떻게 될런지 가슴이 아픕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찬양하고 주님께 감사드리지만,
이렇듯 백구처럼, 불러도 기다려도 주님이 응답이 없으실 때에는 어떻게 할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제 주님은 불러도 외쳐도 간혹 응답하시지 않습니다.
깊은 침묵 안에서 주님을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차라리 저 스스로 주님이 되어야 하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의 주님은 우리 모두가 주님이 되어 서로가 서로안에서 주님이 시작하신 일에로 초대하고 계시리라 느껴지기도 합니다.
백구는 오늘도 아마도 주인이 떠나버린 빈침대 곁에서 주인을 기다릴 것입니다.
또다른 많은 백구들이 이 골목 저골목을 떠 돌아 다니기도 합니다.
세상은 고통의 연속임을 사람이나 동물이나 같은 선상이라 그럴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동물에 비하여 <주님=주인>에 대한 의지와 기다림이 나약해 보입니다.
슬픈 백구들에게서,
저는 제가 주님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만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루어야 할텐데요.
다른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주님이 되어 주님을 증거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남쪽 하늘의 별이 반짝임을 기다려 봅니다.
아마도 그 별빛은 주님의 나라에 가 있을 백구 주인이 자기의 슬픈 백구를 향한 기도이기를 간절히 고대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주는 세상,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위하여 투신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어디서나 이땅에 가득하기를 원해 봅니다.
(2002. 9.17. 민들레 성서마을에 게시하기 이전의 글입니다. 어떤 이유인지 삭제되어 보이지않아 민들레성서마을에서 가지고 와 재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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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백구의 슬픈 사연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