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발목이 부러지고 다 큰 검둥이에게 그 다리를 물려 퉁퉁 부어버린 다리를 치료해주기 위하여 올 겨울 내내 하루 3번씩(밤11시 이후, 새벽 6시 30분경, 자녁 7시 30분 경) 약과 사료 그리고 따스한 물을 먹이니...하느님께서 이런 정성을 보시어 수의사가 수술 불가능하다 하여 포기했던 아기 고양이의 부러진 발목(성장점)을 고쳐주셨는데요.....
지난 1.14밤 노랑아기고양이와 함께 아파트 단지내 작은 공원에 산책을 다녀 온 다음날 새벽부터 아기고양이가가 보이질 않는 겁니다.(길고양이와 데이트 혹은 산책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좋은 일인데요... 저는 간혹 달밝은 밤에 노랑아기고양이와 함께 데이트를 하곤 하였습니다.)... 배에 흰색이 있는 예쁜 검둥이와 밤마다 어울리더니 그 녀석따라 집을 나간것으로 추측이 듭니다. 그 녀석도 함께 보이지 않거던요...
그래서 밤마다 아기고양이를 찾기위하여 재키와 산책하면서 휘파람을 불며 아파트 단지를 구석 구석 뒤졌지만 끝내 보질 못하였습니다. 아기 고양이 집은 다 큰 검둥이가 차지하였고 아기 고양이가 돌아왔을 때를 준비하여 집을 몇개 더 마련하였는데.. 그 집도 하나는 큰 검둥이 딸이... 다른 하나는 다 큰 누렁이가 차지하여 이제 빈 집은 하나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아마도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보니 사사건건 해꼬지를 하였던 다 큰 검둥이가 자기 집을 차지하였고 더욱이 다 큰 검둥이는 노랑아기고양이를 물어 내 쫓아...결국 아기고양이는 집에 돌아오질 못하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인데요... 먹이를 중심으로 일정한 구역을 자기 영역으로 삼고 홀로 살아갑니다.
홀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다른 영역에 사는 고양이와 혹은 영역이 겹쳐도 서로 친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검둥이들과 다큰 누렁이는 서로 친한 듯 보이는데요 노랑아기고양이에게만은 다 큰 검둥이가 먹이도 못 먹도록 위협하고 보일때마다 물며 내 쫓으려 하더라구요..).
2월 5일밤 퇴근길에 우리 아파트 동 부근에서 꽤재재하게 변해버린 노랑아기고양이를 발견하여 이름을 불렀더니만 그 녀석은 차 아래로 숨더니만 아주 서럽게 큰 소리로 야옹대면서 우는 겁니다.~~@@ 한시간정도 이름을 부르면 큰소리로 울고 하더니만 결국 제게 안겨 그 놈은 저희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저희 집안으로 들어온 게 벌써 세번쨉니다. 첫번째는 아가때 큰 검둥이에게 해꼬지당해 얼이 거의 빠졌을 때였 7일간이고 두번째는 발목 성장점이 부러져 병원에 가기 위한 3일동안 그리고 이번에 이틀동안)
마당(길)고양이를 방안에다 기르는 것은 감옥살이 시키는 것과 같다는 생각으로(우리 집 재키에게도 노랑아기고양이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겠고) 아직 고양이집이 하나 비어 있으므로 그안에 고양이가 좋아하는 풀을 안팎으로 뿌리고 또한 고양이풀을 넣은 장난감도 사서 집안에 넣어 두어 노랑아기고양이를 유인하였더니 결국 다음 날부터는 그 집이 노랑아기 고양이 집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 집을 주 영역으로 삼고 살아갑니다.)
출근때마다 현관 옆 덤불에 숨어 현관을 나서는 저를 보며 모기소리 만한 작은 소리로 야옹~~하며 부릅니다.^^
퇴근 때도 그렇게 하구요... 20여일을 집 밖에서 맹추위와 굶주림에 고생을 해서 그런지 이 녀석은 예전보다 더 제게 친한척을 하며 졸졸 따라 다닙니다.
못 본 사이 삐적 마르고 털도 볼품없이 더러워 졌지만 예전처럼 하루 3번씩 먹이와 간식과 영양제를 먹이며 관리를 해 주니 지금은 다시금 살이 붙어 늠름하게 변했는데요....
며칠전 저녁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지난해 8월 먹이를 먹으러 온 후 그때이래 큰 검둥이를 피해 숨 너머가듯 먹이를 먹곤하였고 먹이를 먹다가도 툭하면 쫓겨났으며 심지어는 발목도 부러지고 부러진 다리마저 물리곤 한 이 노랑아기고양이가... 다 큰 검둥이를 상대하며 정면으로 맞서는 겁니다. 다 큰 검둥이건 다 큰 검둥이 딸이건, 다 큰 누렁이건 밥 먹으러 오면 바로 코 앞에서 으르렁 거리며 밥을 못먹도록 하고... 박치기라도 하려는듯 힘차게 달려가 앞발로는 흙을 차 검둥이 입에 흙을 뿌리기도 하구요...~~@@
밥을 먹는 검둥이에게 달려들어 밥을 먹지도 못하고 하여 결국 큰 검둥이도 아기고양이를 피해 도망을 치곤하네요...(그러기에 폄소 잘 좀하지 그랬니? 네 밥 네가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느덜 모두 밥을 주는 것이건만...~~@@)
올 겨울 가장 추울때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간후 그 이후 집을 빼앗겨 굶주리며 추위에 떨며 살아온 노랑아기고양이가
저를 방패삼아 이제는 전세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검둥이들이나 다른 고양이들이 밥 먹을 시간에 밥을 먹으러 오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안쓰러워 검둥이들 집 앞이나 다큰 누렁이 집 옆 눈에 띄지 읺는 곳 깊숙이에 밥공기에 사료를 듬뿍 담아 넣어둡니다.
예전에는 검둥이 위협때문에 노랑아기고양이를 보호하며 밥을 먹였는데요....
이젠 검둥이들을 노랑아기 고양이로부터 보호해야 하게 생겼네요. 이 녀석들 등쌀로 제가 매일을 하루처럼 힘이 듭니다. 생각같아서는 검둥이건 노랑아기고양이건 후두려 패고 싶기도 하지만... 제 성질 다 부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저도 제 성질 죽이며 살아 갑니다.
혹독했던 겨울이 다 지나갑니다. 춥건 덥건 이젠 우리 아파트 터줏대감 고양이들에게도 아늑한 집에 생겼으니 좀 더 편안한 삶을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들은 원래 다른 고양이들에게 상냥하고 친근한 동물입니다. 다만 홀로 살아가는 습성으로 아주 고독해 보이지만 서로 친근한 상대에겐 오며 가며 입을 마추기도 하구요^^ 친한척 기대고 누워 서로 털도 골라주곤 합니다.
올해엔 우리 아파트 마당 고양이(아파트 마당에 살므로 길고양이라는 말대신 마당 고양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들에게도 주님의 평화가 골고루 깃들길 기원합니다.
(집밖에서 고양에들에 대한 이런 제 모습을 우리집 수문장 재키가 알게되면... 재키가 질투로 열받아 숨너머 갈 것 같아 몰래 집안으로 들어 갑니다만 우리집 재키는 제가 집 밖에서 고양이들과 바람을 피는 것을 이미 눈치챈 듯합니다.제 옷에서 고양이 냄새가 풍기므로 제 옷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느라 정신이 없거던요.
한참 그런후 샐쭉해진 채로 뒤도 안돌아보고 안방에 있는 자기 집으로 들어 가면... 불러도 불러도 들은척도 안 하고 고개를 파묻은채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기분 풀어주려고 재키를 데리고 앞산에 산책갑니다. 이래저래 저만 매일처럼 힘듭니다. 이 싸가지들....)
제목: 사랑...그 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