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의 우리집 수문장인 제키는 매우 용감한 말티스입니다.
싸움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말티습니다.
대부분은 “조그만한 것이 간이 배 밖으로 나와 죽을 둥 살둥 모르고 날뛴다” 라 하시지만^^
사실은 제키가 세상 물정을 모르기 때문에 이러는 것 같습니다.
우리집 4명으로 구성된 가족의 범위에서 제키는 자기 서열이 3위로 알고 있습니다.
서열 1위는 당연히 제키아빠인 저
서열 2위는 제키형재근이
서열 3위는 자기?? ---> 제키^^
서열 4위는 제키누나 희정입니다.
제 앞에서는 보통 충직하고 듬직하게 굴지만 그러면서도 제게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고자 간혹 나약한 척하면서 혹은 아주 애절하게 저를 쳐다보기도 하고
혼자두고 출근하고자하면 무섭다며 무서운 척하며 부들 부들대며 떨기도 합니다만 이렇게 하는 진짜 이유는 자기가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한 어느 정도의 쇼맨쉽이라는 것입니다.
쇼맨쉽이던 아니건 요런 제키는 집안에서 귀여움을 독차지 해 욌습니다.
그러나 이런 제키는 제키형재근이에게는 함부로 달려들지 않습니다.
<저리 나갓> 이 한마디에는 간혹 기가 즉습니다.
다른 말을 하거나 공갈조로 나오면 제키도 왕년에 한가닥한 적이 있으므로 제키형재근이를 쳐다보며 으르렁거리지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짜려보면서 <야, 저리 나갓> 하고 말하면 저한테로 엉금 엉금 다가옵니다.
제키는 이 억울한 스트레스를 누구에게 풀어야 할까요??
우리집안에서 유일하게 제키가 호령할 수 있는 대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제키누나 희정입니다.
제키가 제 곁에서 기분 좋게 누워있다가도
누나가 자기 곁을 지나치거나 할 때엔 당장에 얼굴 인상이 바뀝니다.^^
위의 제키 그림은 자기누나를 쳐다보며 기세를 펴고 있는 제키 모습입니다.
그러다가 지나치면 “꺄르르릉 꺙” 하고 짖습니다.^^
제키누나 희정이도 제키 못지않게 억울할 겁니다.
“저눔이 지 아빠만 있으면 나를 이리 무시하다니~~~
그려~??
니 아빠가 없는 곳으로 나가서 한번 해 보자구... 응?”
이런 생각으로 제키를 안고 현관밖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제가 없는 현관 밖 마당에서는 당연히 제키의 기가 한 풀 꺽이겠지요.
이를 틈타 제키누나 희정이는 제키에게 삿대질을 해 가며서
온갖 공갈을 다 칠 것입니다.
적당히 제키 머리통 쥐어 박아가면서~~
(너무 쥐어 박다간 틀림없이 물릴 것이므로 적당히~~)
그러나 이런 수모도 제키는 더 이상 받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여론이 제키에게로 돌아서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아주머니들이 정원 벤취에서 쉬다가
이런 모습을 보고 저마다 한마디씩 하는 말을 제키누나 희정이도 들을 귀를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여하튼 사람이나 개나 주인을 잘 만나야 한다니까.
쟤는 아파트 마당 한가운데서 동물을 학대하고 있으니
간이 배밖으로 나온 모양이군...ㅉㅉㅉ
불쌍해서 못 보갔네~~~~
야, 야 그만 좀 해라 ~~응??>
하여 우리 "야수 제키"는 이래 저래 행복합니다.^^
(2006. 1.1. 글.... 그 후 제키는 할머니가 계시는 하늘 나라로 제키누나 희정이는 3살된 아기 엄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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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야수가되는 제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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