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노래를
선택하라
최근에 핸드폰을 바꾸었는데, 이전에 쓰던 것도 멀쩡하지만, 티비 나오는 기능이 있으면 산책할 때 좋겠다고
했더니 아들 녀석이 찾아주었다. 티비가 나오고 음악도 30여 곡 저장이 되는데 번호이동만 하면 공짜로 준단다. 그런데 바이블 폰이라고 해서 알고
보니 한 달에 2천 원 정도 내면 무제한으로 찬송가 듣기 성경 듣기 등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침에 명상하고 기도할 때 성경을
듣는데 참 좋다. 매일 성경 읽기 실천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하니 하루에 성경을 5-10장을 읽어나갈 수 있어서 일 년에 여러 번 통독도
가능할 것 같다. 더 좋은 것은 찬송을 마음껏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명상을 하면서 찬송을 틀어놓으면 마음도 편안하고 찬송가 가사에 충만한
은혜를 받게 된다. 어린 시절에는 몰랐던 것들이 나이가 들면서 더 은혜로워진다.
연말이라고 노래방 한번쯤은 가게 되는데 대개 부르는 노래들이 슬프고 애환이 있는 노래들이다. 그런
노래들을 부를 때는 감미롭지만 부르고 나서 그 가사가 귀에 걸려 있듯이 남는데 그게 조금은 삶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것이 힘차고 즐거운
것이면 좋겠지만, 슬프고 이별하는 내용이면 생활도 조금은 우울해질 것이다.
나와 친한 한 분은 남인수 노래를 무척 좋아하셨다. 그의 노래도 일품이고 가수로서도 훌륭하지만 그 시대의
특징인지 한결같이 노래들이 슬프다. 나와 친한 그 분은 생이 밝지 않고 슬프고 술 속에서 지내셨는데, 혹시 그런 노래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나도
센티멘탈해지거나 어린 시절이 그립거나 할 때면 헤드폰을 끼고 옛날 노래를 들을 때가 있다. 향수를 느끼고 뭔가 푸근한 감정 또는 애잔한 감정에
잡히면서 카타르시스를 맛보는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한두 시간이 되고 과해졌을 때는 다음날 그 슬픈 가사들이 내 귀에 남아 음으로 양으로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공자는 <논어>에서 음악을 예찬하면서도 적당해야 하고 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했나보다.
음악을 듣는 것도 나의 선택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슬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집에서도
노래방에서도 슬픈 노래를 좋아하게 되어 있다. 밝고 진취적인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은 또한 그런 노래를 즐겨 부르게 되고 삶은 그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우리가 우울한 구름을 걷고 밝게 노래하고 그런 마음을 먹을 때 어려움도 이기고 생도 힘차게 전개될 것이다.
청년시절 교회 다닐 때 찬송가를 힘차게 부르고 성가대에서 화음연습을 할 때 참 마음이 맑아지고 행복해지는
경험을 했다. 새벽기도 시간에 반주도 없이 목사님 음성을 따라서 부르는 찬송가는 더욱 간절해서 내 마음 깊이 다가왔고, 부르면 부를수록 내게
힘이 되고 영혼을 맑게 해 주었다.
흔히 젊은 사람들은 한국 찬송가를 비판하면서 대개 미국이나 유럽 나라들 노래이며 너무 내세적이고 슬프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악이나 민요풍의 찬송가를 만들어서 예배시간에 사용하기도 한다. 언젠가 그런 음악을 들었을 때 신명이 나는 것을 느꼈고 외국에
갔을 때 외국 사람들이 그런 노래를 한국의 대표적 노래로 알고 부르고 있음을 보았다. 예를 들면 <오소서 오소서 평화의 임금> 같은
노래다. 그런 노래도 좋고 또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오래전부터 즐겨 불러온 찬송가가 여전히 그 어떤 노래보다 좋다는 것을
느낀다. 내세적이라고 하는 것은 피상적인 평가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요즘 같이 신이 없다고 하고 자꾸만 신앙과 무관한 삶을 살려고 하는 세상에서
찬송가 가사들은 하나같이 우리를 안내하고 인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흔히 노래방 같은 데는 밤에 가고 그 노래도 밤의 노래들이다. 마시고
취하고 즐기는 가운데 여흥을 돋우는 노래들일 것이다. 아침에 노래방에 가는 사람도 없으려니와 그런 노래를 부르라고 하면 내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찬송가는 아침에 불러도 좋고 저녁에 불러도 좋은 곡들이다. 영혼을 맑게 하고 소생하게 하고 힘이 나게 하는
노래들이다.
요즘 행복한 시간을 찾았다. 아침에 기도하면서 찬송을 듣는 일이다. 새해에는 슬픈 노래에 나를 맡기고
처져 있지는 말아야겠다. 힘찬 노래와 찬송을 선택하여 그런 밝은 노래가 내 귀에 걸리고 내 정서를 형성하고 내 삶을 지배하게
해야겠다.
민들레
성서마을
제목: 힘찬 노래를 선택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