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에 나비가 어린 노랑순이에게 반해 제가 운영하는 길냥이 급식소 이곳 저곳을 데리고 다니고 그러다가 어린 순이가 새끼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린 순이가 새끼를 낳기전까지 어린 순이는 나비와 함께 우리 아파트 전역을 다니며 놀곤 하였습니다.
먹이도 나비집에 항상 준비하여둔 나비 먹이를 먹었으므로 나비를 더욱 좋아하게 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린 순이가 해가진 겨울날 저녁이나 밤에 홀로 나비집에 재빠르게 들려 먹이를 먹고 가는 모습이 간간이 포착되었습니다.
어린 순이뿐 아니라 순이보다 더 어려보였지만 어린 노랑돌이도 어린 순이처럼 간간이 나비집으로 먹이를 먹으러 오곤 하였습니다,
순이와 돌이외에도 커보이는 삼색이도 간혹 먹이를 먹으로 오곤하였습니다만 끝까지 먹이를 먹으로 온 아이들은 어린 순이와 어린 돌이였습니다.
돌이가 나비의 새끼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돌이에게 나비는 대단히 우호적이었습니다.
당시 큰누렁이와 대치상태에 있었던 나비는 자기집에 은밀히 놔둔 먹이뿐 아니라 아파트 8동 급식소로 먹이를 먹으러 오는 다른 냥이들이 눈에 띠면 즉시 쫓아내곤 하였거던요.
어린 순이는 지난 4월 초에 대담하게도 나비 집에다가 새끼를 낳았는데요. 어린 순이를 좋아했던 나비는 스스로 자기 집을 어린 순이에게 내주고 자신은 나무밑이나 떨기나무 덤불옆 혹은 9동 베란다아래 낙옆이 조금 쌓여있는 곳에 웅크린 밤을 보냈습니다. 이때엔 어린 돌이를 품에 안고 잠을 청하곤 하였는데요...
간혹 어린 순이가 자기집에서 뭐하는지 보고싶은지 출입구로 머리를 넣어보다가 순이와 새끼냥이들을 보면 재빠르게 머리통을 돌리곤 하였습이다 그리곤 나비집(순이가 새끼를 낳은 곳) 주변 낙옆더미에 몸을 붙인채 밤을 보내곤 하였습니다.
올 봄은 유난히 추었는데요, 4월에 찬바람이 심하게 불고 비도 자주내려 을씨년스러웠습니다.
나비집은 겨울을 잘나게 해주려고 아주 포근하게 나비에게 만들어 주었는데 그 집을 어린 순이에게 빼았겨 나비가 처음으로 노숙을 하고 있네요.
노숙은 어린 돌이를 품에 안고 혹은 서로 바짝 몸을 기댄채 보내곤 하였는데요...
(이런 모습이 안타까워 나비와 돌이 집을 새로 만들어 같은 장소에 주었습니다.)
서로 장난을 자주 걸었고 어린 돌이도 툭하면 나비에게 대들며 서로 뒹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순이가 새끼를 가진 것을 제가 알고 난 후 이런 식으로 나비가 이냥이 저냥이들에게 새끼를 가지게 해서는 안되겠다싶어 나비에게 중성화 수술을 시켜주었는데요 중성화 수술후 나비는 자신의 몸에 이상을 느꼈는지 한동안 시무룩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어린 돌이가 장난을 걸어오면 같이 놀아주곤 하더라구요.
중성화 수술 후 시무룩해 있는 나비를 볼때마다 미안해졌습니다. 나비는 점차 아파트내 다른 친구를 만나러 다니기보다는 먹는쪽으로 발달해져 근래에는 비만해 졌습니다만 그렇다고 걷거나 뛰거나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또한 비만을 풀어주려고 매일밤 나비와 돌이와 함께 아파트를 한바퀴 돌아주거던요) 중성화 수술후 시간이 흐르자 나비는 순이보다는 돌이와 놀고 장난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중성화 수술 후 변해진 나비의 신체적 구조를 순이가 알리없겠습니다.
돌이가 점차 자라면서 순이를 찝적대 보지만 그럴때마다 순이는 가차없이 돌이를 내려 칩니다. 이젠 어린 돌이도 아니고 어린 순이도 아닙니다만
어린 순이에게는 나비가 첫사랑이었고 나비가 여전히 자기 남편이거던요.
이런 맘을 몰라주는 나비가 야속한지 근래 순이는 자주 집을 비웁니다.
나비도 여전히 순이가 싫지는 않아 보입니다. 간혹 순이가 혼자있으면 가서 귀도 닦아주고 입도 마추고 합니다만
돌이가 나비에게 다가오면 다시 돌이와 놀고 장난을 칩니다.
순이가 어렸을때 아기를 가져 출산하는 바람에 몸이 상했는지 불임수술을 하지 못할 정도여서 수술대신 주사를 맞혀 가임기간(6개월 정도)을 없애주고 있는데요 이렇게 한다고 순이가 나비를 멀리하고 싶어하진 않습니다.
순이는 나비가 자기와 함께 놀고 장난을 쳐주길 바라는데요... 돌이하고만 나비가 놀아주고 붙어있으니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나비집, 순이집, 돌이집 이렇게 3개를 만들어 주었는데요 올초 추웠을때 특히 순이가 새끼를 출산 한 이후 나비가 어린 돌이를 품고 밤을 보낸 것이 습성화 되어서 그런지 돌이는 날씨가 추워지자 나비집에 들어가 나비곁에 붙어있네요.
순이가 그렇게 하고 싶을텐데요... 돌이가 양보하진않고 이러면서도 돌이가 순이에게 찝적거리기도 하니까 순이는 열이바치는지 돌이가 찝적거릴때마다 경고음을 내 보냅니다. 그래도 찝적거리면 돌이보다 훨씬 약한 순이지만 단숨에 후둘켜패 돌이를 넉다운 시킵니다. 그러면 돌이는 나비에게 도망을 가네요.
순이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해가지면 나비 순이 돌이 모두 같이 마당 주차되어 있는 차 밑에 있지만 순이는 먹이를 먹은 후에는 혼자 맴돌고 있어 보입니다. 돌이가 이런 순이에게 가서 "끙끙"대면 다시 내치면서 좀 떨어진 나무밑으로 가서 크러칠 하는군요.
나비는 이런 모습이 보기 싫은지 아예 쳐다도 보질않네요. 밤에도 순이는 집안에 없어 보입니다. 아니면 죽은척하고 집안에 들여박혀 있을라나요? 그럴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노라면 나비를 중성화 시켜준것이 나비는 물론이지만 순이에게도 미안한 감이 넘칩니다.
새끼때 모두 중성화시켜주고 자라났다면 이런 감정은 없었겠지만...
순이에게 나비를 그저 따라다니는 돌이는 원수덩어릴 거라 생각이 듭니다. 나비는 간혹 돌이가 순이와 붙어 있는 모습이 보이면 아예 자리를 피해 줍니다. 그러고보니 돌이도 중성화 수술을 시켜줘야 할텐데요. 돌이가 이성을 깨치기 전에 시켜줘야 나비처럼 비만해 지지도 않을 것 같은데요
(길)냥이들에게 중성화란 것이 당연히 필요한 것이지만 이렇듯 애틋한 마음만 남은 순이를 보니 바라만 보아도 안타깝습니다.
이래서 가급적이면 중성화는 이성에 눈이 뜨기 전인 5개월 정도때 시켜줘야 할 것 같습니다.
나비가 순이와도, 올초 순이를 만나 놀러다니고 같이 장난치고 하였던 것처럼 그렇게 잘 놀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순이가 늘 시무룩하며 홀로 있는 모습은 보기가 좋지않습니다.(간혹 돌이와도 함께 있기하여도 그때 뿐이거던요. 이러고보니 돌이도 빨리 불임수술을 시켜줘야 할텐데요... 나비의 경우를 보니 마음이 안타까워 지금까지 미뤄왔네요...)
나비와 순이에 대한 작은 기원이 기원으로만 되지않기를 바랍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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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라만 보아도 안타까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