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사전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면 "보고싶어 애타는 마음"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보고싶어서 애타는 마음이 그리움이라면 그 그리움의 대상이 이승을 떠났거나 돌아올 수 없는 곳에 가 있다면...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른채 돌아올 것으로 판단하여 계속 그리워함은 얼마나 가슴이 아픈 일일까요?
대학 동창 중 함께 자취하고 함께 공부하였던 친구가 불현듯 젊은 나이에 이승을 떠났을때... 무엇보다도 이승을 떠나기 며칠전 남겨진 애틋한 아쉬움이 있어... 이와 더불어 솟구치는 그리움은 간혹 외침으로 변해 밤이면 밤마다 남산에 올라 외치듯 울분을 토한적이 한두번 아니었습니다. 이렇듯 그리움과 분노로 깊은 밤, 남산에 올라 외쳐댄 시간이 얼마였던지요.
천국의 희망이 없어서 그런것이 아니었으니 이런 행동이 불신자의 행동으로 간주할 수는 없을 것 입니다.
가슴이 미어진다... 숨이 막힌다... 이런 표현들을... 이해합니다. 더욱이 당시에는 저도 죽음의 강을 건너다 되돌아 온 상태였으므로 이승을 떠난 친구를 그리워하며 미어지는 가슴은 속으로만 삭혔는데요 아마도 그당시가 제 일생 최고의 그리움과 슬픔이 범벅이된 시기였습니다.
점차 세월이 흐르니 이젠 그런 그리움은 아늑한 추억처럼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근래엔 문득 문득 그때의 그리움에 잠깁니다.
나비가 (짝)사랑한 그러다 어느 정도 사랑을 획득하였던 흰얼룩순이가 이승을 떠난 후... 나비가 흰얼룩순이를 그리워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흰얼룩순이가 미리 밥먹으러 와서 제가 나오길 기다리던 9동 낙엽이 쌓인 베란다 밑에 나비가 밤이 늦도록 앉아 있는 겁니다. 내다 주는 밥을 다 먹은 후에도 그 베란다 밑 낙엽더미 위에 앉습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흰얼룩순이는 오질 않고....
그러다가 지치면 흰얼룩순이가 살았던 7동 공원 쪽으로 갑니다. 거기가도 없을 건데요... 그러면 흰얼룩순이가 자주 다녔던 길목들을 돌아다닙니다. 이러기를 얼마였던가요?
한파가 기습적으로 몰려왔을때에 걱정이 되어 나비 집을 추위로부터 좀 더 보호해 주기 위해 나비집을 가 보면 나비는 흰얼룩순이를 찾으러 다녔는지 나비가 자주 없습니다. 속절없은 그리움... 이것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속절없는 그리움으로 수많은 밤을 지새어 본 이라면 누구던 알 수 있습니다. 저녁 후 우리 수문장 재키를 데리고 산책나갈 때 간혹 7동과 접해있는 공원을 거쳐 갑니다. 그럴땐 저도 흰얼룩순이가 그리워 옵니다.
그리움이 어쩌면 이승을 살아갈 수 있을 의지가 될런지도 모릅니다.
나비가 가지고 있는 그리움에서 예전 제 그리움이 떠 오릅니다.
이런 그리움은 이승을 떠나야만 (천국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기에 더욱 아뜩합니다.
우리 예쁜 나비가 속히 그리움에서 벗어나 힘찬 하루하루를 맞이해 주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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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