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명동 네거리에서 사나운 여인들에게 악어가죽 핸드백으로
머리통을 아주 세게 얻어 맞았던 때가 떠오릅니다.
지금 생각해도
왜 그렇게 세게 얻어맞았어야만 했는가 의아스럽지만
여하튼 저는 백주에 명동 네거리 한 복판에서
여자애 손에 들렸던 악어가죽 핸드백으로 머리통을 아주 세게 얻어 맞았습니다.
그런 뒤 요것들은
제가 머리통을 얻어맞아 방심된 틈을 타서 명동 네거리 출렁거리는 군중속으로 유유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분하고 원통한 일이었지만 얻어맞으면서도 사실 저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제대하자마자 1학기로 복학을 하였습니다.
제대후 하다못해 한달은 놀아야 한다는데
저는 2월 27일날 제대를 하였기에 한달은 커녕 일주일도 놀지못하고 복학을 하였던 것입니다.
잔인한 4월이 지나가고자 할 때 "같은 날 함께 제대하고 함께 복학한 동기"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오월을 맞이하기 위하여 명동에 나가서 흐벅지게 놀다오면 어떻겠느냐>라는 제안이었지요.
심심하던차 당연히 "원더풀" 이었지요.
그래서 이눔과 시시덕거리며 명동 네거리를 지나가고자 할 때
이 눔에 듣기 솔깃한 제안을 하였습니다.
<저기 보이는 생머리 두 애들(아가씨임^^) 보이지??
행동면에서는 네가 나보다 좀 더 용감하니까
네가 먼저가서 재 팔장을 껴라~~
그러면 나도 곧 따라가 옆의 애 팔짱을 차겠다.
그런다음엔
영문과 출신답게 내가 영어로 속사포를 퍼부어 "요것들을 황홀하게 넉 다운" 시키고,
그런 후
정답게 "우리 넷이서" 다방에 가는 기여~~어때? 내 아이디어가????>
들어보니 "엑설런트 아이디어" 였습니다.
그래서 "행동이 무식"한 제가 달려가서
뒷모습만이었지만 그래도 만만하게 보이는 쌩머리 소녀 하나 팔짱을 낚아 챘습니다.
<저~~~@@ 저~~~@@ '저것이 왜 안오지' --~~@@ 저~~@@>
그러면서 뒤를 힐껏 쳐다보니
글쎄 이 자식은 뒤에서 웃고만 서 있는거지 뭡니까??
<모 이린 머스마가 다 있노, 응~~~>
하더니 옆 쌩머리 여자애가 팔을 번쩍 들더니
손에 가지고 있던 악어가죽 핸드백으로 제 머리통을 향해 힘껏 내리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맞으며서도 웃음이 나왔지만~~~^^
백주에 그것도 명동 네거리에서 가시나이들에게서 머리통을 얻어 맞은 것은 치욕거리였습니다.
<니 말이다, 니 형을 이리 망신시켜고 고이 집 들어갈 꿈은 포기혀라.
내 뜻대로 따라 할수 있지???>
이렇게 다짐을 받아 놓은 후 우리는 일을 꾸몄습니다.
명동에 있는 다방이란 다방은 모두 들어가기로 하였습니다.
들어간후
여자 애들이
"둘씩" 앉아 있는 곳이 눈이 뜨이면 잠시 머뭇거린 척 한 후 인정사정없이 달라 붙었습니다.
<저 우리는 갓 제대하여 쑥맥입니다.
제대하고 보니 축제는 내일 모래지요,
막 제대한 눔들이 애인이건 파트너건 어디 있겠습니까???
이번 축제에 우리 파트너가 되어 주시겠습니까???>
이 애들에게는 우리가 자기들에게
당연히 "잘생긴 호박이들이 넝쿨채 굴러 들어온 것"이라 믿으며 쾌재를 부르면서도
<글쎄 시간이 나나 모르겠네~~ 얘, 어떡할래??
일단 약속이나 정해놓자구???~~>
요것들도 우리 못지않게 짜고 치는 고스톱 패거리임에 틀림없을 겁니다.
우리는 시침이 딱 떼고
그날 오후부터 밤 늦도록 다방이 문닫을때까지 이렇게 축제 파트너로 구걸을 해 가면서 약 30여명 이상의 여자애들~~@@
들로부터 약속을 얻어 내었습니다.
약속장소는 물론 "모두 같은 장소"~~~^^
앞 다방에서
"약속 장소로 잡은 다방 안"이 잘 들여다 보이는 다방~~@@
약속 시간도
물론
모두 같은 시간인 "오후 2시"~~~~~~ 오우, 띵호와~~
우리는 약속 장소 다방안에 잘 보이는 "앞의 다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앞 다방을 살펴보앗지요.
"그려
느덜은 유토에서 약속한 애들이지??
너거는 타임에서 만났지??----"
아마도 그 약속 다방에 모여든 여자애들도 조금은 "이상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같은 다방에 둘씩 짝을 지은 여자애들이
"자기들처럼 혹은 자기들과 함께 " 우굴대고 있었으니까요.~~
우리는 약 20여분이 지난 후 약속장소의 다방으로 잔화를 걸었습니다.
"<들꽃과 들꾳 친구 000>씨 만나러 오신 분좀 바꿔 주세요~~~"
"들꽃과 들꽃 친구 000씨 만나로 오신 분은 전화 받으세요"
여기 저기에서 앉아있던 여자애들이 저마다 벌떡 일어 서는 것이 보였습니다.
일어서다가 서로들 쳐다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알렐루야~~~~
우리는 너무 너무 기뻐 "심장이 터질것 같다기"보다는
"허파꽈리들이 송두리채 터질것 같은 기쁨"에 몸을 떨렸습니다.
들꽃 젊은 날의 카사노바 입문은
이렇게 뻔들이 들꽃 친구에 의하여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임^^)
(작가 : 조규철, 작품명 : 파도)
제목: 들꽃, 카사노바 입문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