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원목 가구점를 새로 연다하여 들렸습니다.
그쪽은 마침 꽃재배단지가 있다하여 오는 길에 수태도 좀 사가지고 오려구요.
한때는 몰래 몰래 새로운 난들을 할부로~~@@도 구입하며 온갖 치성을 다 드렸는데 요즘은 난실이 있는 베란다를 하루에 단 한번도 들리는 일이 없는 날들이 많아 사실 안타까웠습니다.
풍란과 장생란들 화분의 수태들은 몇년이 되었는지 이미 갈색으로 변해버렸고
저 수태안에서는 정상적인 발육을 할수없으리라 생각은 자주 들었지만
난가게에 들려볼 엄두도 내지 않았으니 저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친구 개업장에 들린 후 돌아오는 길엔 기필코 분갈이용 수태를 사가지고 오리라 마음먹습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목가구들이 진열이 되어있는 가게안을 구경하면서 기념으로 뭐 사갈것이 없나 살펴보았지만 저희집에 들여놓을만한 것은 없어보였습니다.
사실 갈때에는 원목 소파가 있으면 이 참에 하나 바꾸어야겠다라는 생각은 있었는데요 제가 생각하였던 가구와 목가구는 차원이 다르더라구요.
가게 밖을 구경하고자 나오다보니 바로 옆에 화원이 있습니다.
수태가 생각이 나 화원에 들렸지만 마땅한 수태는 없었습니다. 화원을 나오다가 문득 화원 입구 옆을 보았는데 거기에는 개집이 두개가 있었는데 개가 한마리 묶여있는 거였습니다.
묶인채 밖에 나와 앉아있는 모습이 웬지 처량해 보입니다.
쓸쓸한 개의 모습이 안쓰러웠는데 또 다른 개집안에는 주먹만한 새끼들이 세마리가 엉켜노는 것이 눈에 띄였습니다.
그걸 보다보니, 아주 예전 제가 중학생때에 제가 키웠던 첫번째 제키가 새끼를 낳았을때 엄마가 제키에게 수고하였다며 미역국을 꿇여 큰 양푼 가득 주자 그것을 다 먹어치우는 제키 모습이 스쳐갑니다.
그런데 저 아가들을 낳은 엄마는 무얼 먹고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인이 잘해 주겠지 하며 친구네 가구에 들어갔습니다.
친구 가게를 나오면서 친구에게 "저기 개가 새끼를 낳았구먼"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저번 한참 추을때 저 상태(개집안에는 작은 포대기 하나만 있었고 다른 보온 장치는 없었습니다)에서 새끼를 낳았더라구. 나 참
저 개는 저 윗 가게에서 기르던 개인데 멀리 이사가면서 저집에다가 맡겨둔 것인데 좀 안됐지...그래도 주인이 간혹 다녀가곤 하지만"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사가면 데리고 가야지 왜 버리고 간데?"
"버린 것은 아니구... 아직 데려갈 형편은 안되고 하여 간혹 와서 살펴본다나..."
명견이나 잡종견이나 개들은 주인을 기다리는 것에 이골이 나 있어보입니다.
죽은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다가 죽은 개(근래 개봉한 "해치이야기"도 있지만) 버리고 간 주인을 버린 곳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 버림받은채 죽어가는 개들 등등의 모습들은 텔레비젼을 통하여 이제는 아주 낯익은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저기 새끼를 낳은 어미개 역시 주인을 기다리느라 저렇게 쓸쓸한 모습으로 집밖으로 나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합니다만 그 녀석에게 제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뭇거도 없어 저 자신에게도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곧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안타까운지 기다려본 사람은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젊었을 때 돌어오지못할 사람을 기다리며 밤을 꼬박 새웠던 날들이 엄청 많았거던요...
이런 아픔을 망부석으로 표현하여 심금을 울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친구 개업가게에 즐거운 마음으로 갔다가 허전한 마음으로 돌아옵니다.
인류가 하느님을 뵌 이래 여지껏 사람들은 주님 오시기를 얼마나 갈구해 왔는지 성경의 해당 부분들을 읽지않아도 짐작할수 있는 일입니다만
새끼를 낳은 개가 빨리 주인과 상봉하고 주인이 데려가 잘 키워주도록 기도해 볼까 합니다.
어렵고 힘든때에는 더더욱 주님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 삶의 표준입니다.
언제나 그러하셨듯 실제로 우리 주님께서 이번의 제 작은 소망도 이루워주시기를 믿습니다.
모든 피조물들이 완성되는 그날의 기다림과 상봉의 기쁨, 이런 새하늘과 새땅은 아득히 멀어보이는 피안의 세계만은 아니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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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다림-피안의 세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