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주교회의 게시판에 글을 쓰던 최정욱입니다.
주교회의 게시판에 폭풍이 지나간 뒤로
의욕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저 글을 퍼오기만 할 뿐이지요.
학술적인 면에서 글을 쓰던 저로서는 아쉬운 일입니다.
교회에 대해 애정이 깊은, 같은 평신자로서
한 가지 의견을 묻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저는 반 년 전부터 전례에 크게 관심을 가졌고,
여러 가지 책을 읽으며 독학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한 전례 관련 홈페이지에 가입하여 글을 올리며 활동했지요.
그러다가 베네딕토 교황님이 발표하실 예정이었던
(지금처럼 교구장 주교로부터 허락받지 않고도)
트리엔트 전례를 거행할 수 있도록,
폭넓게 허용하는 자의교서가 주제가 되었습니다.
저는 트리엔트 전례를 폭넓게 허용함이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개혁을 무위로 돌리는 시발점이 될까 봐
걱정스러웠습니다.
(저는 전례개혁을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새 예법이 트리엔트 전례보다 훨씬 낫다고 보니까요.)
하기사, 이번 자의교서를 보면 교황님조차도
새 예법이 로마 교회의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예법이요,
트리엔트 예법은 특수예법이 될 것이라고 하셨으니,
교황님도 트리엔트 예법이 일상화하기를 바라지는 않은 듯합니다만...
저는 트리엔트 예법이 가진 단점을 지적하며
새 예법이 나음을 주장했지만
상대방 생각은 달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서로가 주장하던 바가 서로 핀트가 달랐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결국 전례에 대한 교회의 역할까지 이야기가 흐르게 됐지요.
저는 교황청에서 발표하는 전례 관련 문서는
모든 전례사목적 물음에 대해 답변이 될 수 없다고 했지요.
상대방은 된다고 주장하였고요.
제가, 그럼 교회의 해석과 다른 해석을 하는
전례학자들은 모두 교회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라고 했더니
상대방은 저에게 교도권에 순명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전례의 역사를 보면 장기적으로 보면 교회가 전례 방침을 잘못 한
경우가 꽤 있습니다.
가령 성인 축일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었다든가,
부활 전야 미사를 성 토요일 오전에 지내게 만들었다든가요.
(부활 전야 미사를 성 토요일 오전에 지내게 하는 것은
비오 12세가 철회하기까지 수백 년간 지속되었습니다.)
교회 권위가 그렇게 지시했다면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따르는 것과 별개로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까지
의견표명이 없어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저는 그래서 교도권에 순명한다는 것의 주제를 두고
도대체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의혹이 생겼답니다.
상대방은 저를 두고 불순명한다고 했지만
저 자신은 언제나 '허용가능한 범위' 안에 있으며
교도권에 불순명한다고 보지는 않거든요.
조정제 님은 '교도권에 대한 순명'이란 주제를 두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반 신앙 교리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낙태, 자살 등 사회교리에 대한 부분과
전례 부분에 대해서요)
제목: 신자로서 의견을 묻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