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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기다림 - 삶의 기쁨
글쓴이: 들꽃   날짜: 2012.01.02. 11:32:16   조회: 23234   글쓴이 IP: 152.99.82.239

지난해 12월 이후부터 새벽, 저녁, 그리고 23시 이후에 통조림에 약(발목 골절에 따른 치료약)을 잘섞어 나비에게 줍니다. 우리 아파트의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어미와 함께 제가 주는 사료를 먹고 자랐으므로(사료와 물이 상시로 충분치는 못할지라도) 제겐 모두가 보호하여야 할 아이들 입니다.

노랑아기고양이가 발목이 부러진 이래 주야없이 3번씩 통조림사료에 약을 섞여 먹이다보니 이를 더욱 질투하는 무서운 놈이 하나있었으니....다 큰 검둥이였습니다.
 이 놈은 몇년전 노랑갈색 아기 고양이와는 한배였고 노랑갈색아기 고양이가 별이 된 이후에도 굳세게 자라온 녀석이었습니다. 몇개월전엔 그 녀석의 아가로 보이는 검둥이와 함께 밥을 먹으러 오곤 하였는데요...
그놈이 보기에 노랑아기고양이는 자기가 밥먹는 영역안에는 있어서 안될 녀석으로 보였는지 노랑아기고양이를 아주 어릴때부터 괴롭혀...노랑아기고양이가 신경쇠약으로 탈진하기도 하여 이런 사유로 우리 집안에서 7일정도 요양도 하였지만 그 이후 노랑아기고양이는 더욱 강해져갔습니다.

호시탐탐 노랑아기고양이를 해꼬지하고 싶었던 다 큰 검둥이와 대치끝에 노랑아기고양이는 결국 발목이 부러지는 참사를 겪었습니다. 아마도 나무위로 도망가고 내려오다 부러진 것 같습니다.(고양이 발목은 대단히 유연하지만 나무위로 오르닥거리다가 발목이 골절되는 수가 많다고 합니다.(저는 이번에 처음 보았지만)

이때부터 저의 수난은 시작되었습니다.
주야없이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이려다보니 그리고 약을 먹인 후에는 3~40분 같이 놀아주다보니(나비는 밥과 약을 다 먹은 후 제 몸에 기대고 드러눕고 또 제 주위를 숨박꼭질 하듯 장난을 쳐대어 그냥 두고 집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하여 제 수면이 부족해져 12월 내내 제가 졸려 돌아가실 뻔 하였습니다만

치료를 하여도... 수술을 하여도... 발목에 장애가 남아 절게 되어 잘 살아갈 수 없으리라는 수의사 말에
"사람이 할수 없는 것은 주님이 온전히 고쳐줍시사..."라며 주님께 묵주기도를 매일 10단씩 바쳤습니다.
물론 약과 사료, 그리고 추워 얼어붙은 겨울이므로 뜨거운 물과 북어국도 먹이며 치료하면서...
이런 모습에 다 큰 검둥이는 질투에 두 눈이 완전히 멀어 아기 고양이의 다친 앞 발 중간부분을 어느 틈인지 물어 그 부분이 주먹만하게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 큰 검둥이 등에게도 자주 더 많이 고양이 통조림등을 사료에 섞여 주기도 하며 기분을 달래주었습니다만...

노랑아기고양이는 그래도 굴하지않고 열심히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았는데요...이러던 중에 배부위의 흰바탕에 검은 털을 가진 예쁜 고양이가 공개적으로 그러나 다 큰 검둥이 눈치를 보아가며 밥을 먹으러 오기 시작하였습니다(예전엔 주로 숨어서 은밀히 먹고 갔는데요...) 
이녀석은 노랑아기고양이와 비슷한 연령대로 보입니다.
아픈 와중에서도 노랑아기 고양이는 이녀석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이 녀석도 노랑아기고양이가 싫지 않은듯 자주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간혹 다 큰 검둥이의 아기인 아기 검둥이도 노랑아기고양이에게 관심을 보이는 듯 간혹 저녁밥을 먹은 후엔 노랑아기고양이 집 주변에 얼쩡거리고 있네요...

우리 주님께서 노랑아기고양이를 치유시켜 주시어 부러진 발목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달 20일 중순때까지만 하여도 네발로는 잘 걷지 못하고 세발로 기고, 걷곤하던 녀석이 지난 성탄절 이후부터는 네발로 달리고 걷고 나무에 오르곤 합니다.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약을 앞으로 10일 정도 더 먹일려구요. 다 큰 검둥이에게 물려 퉁퉁부운 다리도 거의다 나아 손으로 만져보면 상처부분도 거의 아물은 듯 합니다만.

저녁에 밥과 약, 그리고 뜨거운 물을 먹이면 이녀석은 잠시 제게 친한척 한 후 딴 짓을 합니다.  흰점과 짙은 검은 털을 가진 친구 고양이를 기다리고 있는 듯 합니다. 노랑아기 고양이는 제가 노랑고양이 친구 고양이를 위해 숨겨놓은 사료 주변에 앉아 있습니다. 분명이 사료가 있는 으슥한 곳에서는 친구 고양이가 밥을 먹고 있을 겁니다.

저녁 밥을 준 후에도...노랑아기고양이는 그 녀석이 오질 않으면 저하고는 건성으로 노는척만 하곤 이내 저 만치 나무 밑에서 꼬리를 감은채 앉습니다. 그 녀석을 기다리는 겁니다.
그러면 저도 파카를 걸치고 모지를 쓴채 멀치감치 서서 망을 봐 줍니다. 다 큰 검둥이가 이제는 노랑아기고양이가 자기 아기 검둥이와 놀아주지않는다며 또 달려들어 물지 몰라서요...  그래도 노랑아기고양이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야생에서 홀로 살아가는 것은 보기 좋지 않거던요.  기다림은 혹한의 날씨에도 노랑아기고양이의 몸과 맘을 녹여주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어느듯 겨울이 깊어 갑니다.
노랑아기고양이도, 배에 흰털바탕의 아기 고양이도, 다큰 검둥이 아기인 아기 검둥이도...
처음에 노랑아기고양이의 엄마로 생각한 다 큰 노랑고양이도 그리고 지난해 초 다 큰 검둥이에게 물려 도망친 진한 갈색 고양이도...
모두 이 혹독한 겨울을 잘 나기 빌어봅니다.
다른 녀석들은 이 추운날 어디에서 밤을 보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겨울에는 훈훈하고 여름에는 시원하지만 공기가 나쁠 지하 차고에서 피난살이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퇴근후에는부드럽고도 따스한 폴라텍 섬유로 만든 조그만한 담뇨 두장을 더 사서 노랑아기고양이 집안에 뭉쳐 넣어주려 합니다.
지난 12월 하순 추위가 엄습하였을 때 아기고양이 집안에 두장을 더 넣어줬지만(다음날 새벽 밥줄 때 만나보니 엄청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두장을 더 넣어주면... 낙엽을 담은 마대 안을 파 헤쳐 들아간 후 낙엽밖으로 머리만 내 놓으며 놀던 모습으로... 비록 작은 박스로 된 집이지만 담요안에 들어가 코만 내 놓은채 추위를 이겨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좀 더 큰 집을 만들어 주고싶었지만... 현 크기보다 더 크게 되면 사람들 눈에 쉽게 띄일것 같아 오히려 해가 될 것 같은 생각으로 망설이고 있습니다......그곳은 해빛도 잘들고 아파트 현관 출입구와 반대 방향이고 눈에 잘 띄는 곳도 아니며 더욱이 아이들이 놀고 가는 장소가 아니라서 고양이 집 풍수로는 최적의 장소거던요. 

아기 고양이들은 갈수록 커 갑니다. 아무도 이 녀석들을 두고 아기 고양이라 하질 않겠지만...아직 1년도 되질 못하였고 그래서 아기 고양이가 맞습니다. 1년이 넘어갔건 아니건 제게는 아기 고양이임이 틀림없습니다.
저희 아파트의 고양이들 뿐 아니라 다른 곳에 사는 길고양이들, 유기견들을 가족처럼 보살펴줄 엄마 아빠들이 올해엔 더 많이 나타나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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