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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곱게 늙어야 할텐데...
글쓴이: 들꽃   날짜: 2014.08.15. 00:23:38   조회: 17957   글쓴이 IP: 118.32.153.104
혈기가 줄창 왕성하던 때,
연세드신 분들이 탐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행포를 부린다거나
술로 만신창이가 되어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동내를 돌아다니는 것을 볼때
혹은 지긋한 연세를 가졌음에도 자신이 가진 것이 마치도 하느님 은총의 척도나 된 것처럼 거드림을 피우며 가난한 사람들을 업신여기며 판단하는 교만한 언동을 할때마다...
"난 저렇게 늙지는 않으리라..."
"좀 곱게 늙으실 것이지..." 하는 말로 다짐을 하였습니다.

요한 바오로2세 교황이 한국에 두번 오셨을때, 그때마다 거기서 조는 한이 있어도 꼭 가서 미사를 함께 하여야 겠다는 거룩한 마음이 좀 있었거던요.
교황님의 모습을 보고 저도 저런 사제가 되었으면 하는 꿈이 있었거던요...

그러나 공무원으로 여지껏 일을 하다보니 벼라별 사람들을 다 겪어서였던지
요즘은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아도 무심코 지나쳐 버렸습니다.

사실 어려운 사람들을 공무중에 도와 준적이 많았고 늘 그런 자세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만 더 많은 사람들이 근무지에서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도와주려는 직원들에게 호통치고 욕하고 툭하면 감사실에 신고한다느니 하는 모습을 보다보니
마음안에는 다시는 가난해 보인다고, 불쌍해 보인다고 먼저 도와줄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사실 어려운 사람들이(꼭 어려운 사람만은 아니더라도)  근무지에 와서 욕하고 큰소리치고 난동을 치고 하는 것은 대개가 주차위반한 분들, 도로에서 장사하다 못하게 하니 와르르 몰려오신 분들 뭐 이런 사람들입니다. 

길거리(도로를 점용하여)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중에는 정말 보기가 안타까운 분들도 있습니다만 많은 경우 그분들도 조합을 만들어 권리를 행사하는데,  그분들 중에는 이곳 저곳을 점용하여 장사를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직접 시달린 적은 별로 없었지만 가까운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마구 욕설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을 보면... 평소 길을 가다가도 정말 어려워 보이는 사람이 보여도 그냥 외면해 버리고 갑니다.
예전에 울컥하고 넘어오는 연민들이 지금은 찾을수없으니 제 자신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하네요.

프란치스코 교황님 오신는 것을 중계방송으로 시청하고 그분이 살아오신 삶을 몇번씩 시청할때마다 마음은 울컥거립니다만 막상 길거리에서 보여지는 어렵게 사시는 분들의 얼굴을 보며 연민으로 울컥해지는 것은 별로 없네요.

갑자기 오늘 "이러다가 나도 곱게 늙지못하는 것 아녀?~~@@"
라는 생각이 떠 오릅니다.
교황님 말씀대로 "호화스러운 교회안에서 기도만 하는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거리로 나가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그리스도인이야 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는 진짜 그리스도인이라 여겨지는데도...
그런 그리스도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의 삶에는 감동을 하면서도 제 자신은 호화스런 성당안에서 기도만 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여겨집니다. 그러고보니 8월 16일 시복식 미사에 참여하는 것은 생각조차하지 않았군요. 이런 마음가짐은 제가 막 늙어질 징조로 여겨지네
요  

제 경험으로는 입으로만 거룩한 말을 한다하여 곱게 늙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온화하게 웃으려한다해도 그의 눈빛은 탁하고 모습에는 탐욕서린 얼굴로 보여지거던요.

정말 큰일이군요. 저도 잘 늙어져야 할텐데... 제 마음이 둔탁해서인지 비록 다큐멘터리로 보는 것이지만 "옳은 일을 하다 박해를 받는 사람들을 보고도 눈물만 찔끔 나오다 맙니다."

교황님의 방한을 기하로 저도 지금부터라도 "곱게 늙어질 것이 무엇이 있을지" 숙고해 보렵니다. 퇴직을 1년정도 앞두며 그리고 우리 교황님 방한을 기회로 저도 제 얼굴을 책임질 수 있을 "곱게 늙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물론 주님이신 예수님의 도우심이 먼저 제게 임해야 할테지만... 
(주일 미사도 떡먹듯 걸르니... 정말 "통재로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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