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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이래도 저래도 힘겨운 날들
글쓴이: 들꽃   날짜: 2010.01.06. 22:09:34   조회: 14632   글쓴이 IP: 211.253.60.49
지난해 말에도 눈이 내렸습니다. 성탄 낮미사를 드리고 오는 길에 조금씩 날리더니만 새해들어서는 103년만에 많은 눈이 내렸다합니다.

눈이오면 포근하고 평화스러운 정경이 언제나 들곤하였는데
올해 벽두에 내린 눈을 보면 폭설은 재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상근무 중 식사시간을 틈타 집에 들립니다.
아직 제대로 자라지 못한 아기 길고양이 두마리가 더욱 생각나서였습니다.
그렇지않아도 지난해 말 추위가 심해지자 보기가 힘들었는데 이렇게 막대히 내린 눈밭을 가로질러 먹이먹으러 저희집 마당까지 오기란 너무 힘들어보였기 때문입니다.

허겁지겁 저녁을 먹은 후 사료 봉지와 뜨거운 물을 들고 마당으로 나와 휘파람을 븝니다. 텅빈 눈밭으로 되버린 마당엔 차 한대만 눈밭을 빠져나오지 못한채 방치된 상태로 있습니다.
이곳 저곳을 보며 휘파람을 불자 "갈색 아기 길고양이"가 눈에 푹푹 빠지면서 제 쪽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먹이를주는 저를 두려워하는지 제가 반가워하자 눈밭에 푹푹 빠지면서 자동차 바퀴안쪽으로 숨어버립니다. 저도 이 틈을 타서 자동차밑으로 먹이통을 넣어주었습니다. 설마 오늘밤 저 자동차가 눈보라를 뚫고 마당 밖으로 운행하지는 않겠지....라는 희망을 안고

눈이 멈추고나니 이젠 눈이 얼어붙습니다.
도대체 어느 곳에 길거리 생명체들을 위하여 먹이통을 내 놓을까 고민입니다.
정원에는 한길만큼 눈들로 덮혀 1층 베란다밑에 놓여진 실외기 좌우에 먹이를 내 두어도 먹으러 오기 힘들리라 생각이 듭니다.

휘파람을 불면서 실외기로 들어가는 정원에서 눈을 밟으며 눈길을 만들어 줍니다.
이 아이들이 아마도 멀리서라도 제 모습을 본다면 제가 밟아놓는 눈길을 따라 1층 베란다 밑 포근한 보금자리터로 밥 먹으러 올수 있을텐데요....

눈때문에 도로가 막힌다며 원망의 전화가 한참입니다.
저희는 밤새도록 삽으로 도로 옆에 쌓아둔 눈들을 퍼서 차에 실어버리는데요~~@@
그렇게 도로가 막혀 불편하다면 도로를 이용하시는
도로 주변의 싱인들이나 주민들이라도 좀 나와 도로나 골목길에 쌓아둔 눈들을 밤새도록 치우는 저희들을 조금이라도 도와 주던지하지...
년말부터 오늘까지 밤마다 비상 근무하려다보니 등짝이 휘어질 것 같습니다. 정말 등짝이 휘어진다는 말을 다시 실감합니다.

그래도 길거리를 헤메는 저희 아파트 길위에서 먹이를 찾는 길고양이들이나 유기견들을 생각하면 또 다른 눈길만드는 작업을 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 음식물쓰레기통 옆에 서있는 앙상한 나무 가지에 앉아있는 많은 참새들, 비둘기들이 생각납니다.
음식물 쓰레기통 주변을 아무리 배회하여도 얼어붙은 아스팔트 마당에서 먹이를 구하기 힘들겁니다만.

비상 근무후 그때까지도 마트가 영업을 한다면 곡물들을 좀 사갈까합니다.
그래서 내일 아침 출근길엔 그 아이들에게도 즐거움을 주고싶습니다만
.
.
.
그만 퇴근하라는 메세지는 아직도 떨어지지않으니 저 아이들이 굶어죽기 전 제가 먼저 나가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래도 저래도 모두에게 힘겨운 정초입니다.
주님께서 모두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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