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의심은 잘못된 것일까?
의심이 신앙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일까?
적당히 하는 의심은 그럴 수도 있지만, 진지한 회의는 궁극적으로 더 큰 이해와 더 깊은 신앙에로
인도합니다.
또한, 더 가까이 하느님께로 나아가게 해줍니다.
성경 속의 위대한 인물들은, 의심의 단계를 거쳐 더 깊이 하느님을
체험했습니다.
욥의 친구들은 욥이 한때 하느님을 의심하고 원망하는 것을 봅고 그를
질책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정작 믿음의 영웅으로 세워준 사람은 믿음이 확고한 듯 행동했던 욥의 친구들이
아니라,
하느님을 의심하고 항변했던 욥이었습니다.
욥기, 코헬렛(전도서), 시편, 에레미야, 애가 등을 보면
인간들은 의심을 품고 회의에 빠집니다.
동시에, 하느님은 인간들의 의심, 회의 탄원의 가치를 이해하고 계신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룩한 성경 안에
이렇게 인간들의 의심이 상세하게 묘사 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프랑스 장 설리번 신부는
하느님께 대한 회의와 하느님으로 부터의 도피 자체가, 하느님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스스로 절대자로부터 도망치고 있다고 믿고 있을
때조차
그리고, 어떤 물질적인 것을 추구함으로써, 그 욕구를 부지불식간에 억누르고 있다고 믿을
때조차,
실상 다른 무엇이 아니라, 바로 그 절대적인 것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사람들로 하여금 믿도록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않으셨습니다.
떠날 사람은 떠나도록 내버려 두셨습니다.
의심하는 사람은 의심하도록 내버려 두셨습니다.
토마사도가 당신의 부활을 의심한다고 그를 단죄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당신 손의 못자국과 옆구리의 상처를 실제로 보여주심으로써 토마의 의심을 해소시켜
주셨습니다.
(요한20,25-27)
물론
예수님은 제자들이 의심이라는 고개를 넘어, 굳건한 믿음에 이르기를 바라셨습니다.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요한 20,27)
그러나, 예수님은 의심을 없애기 위해 조바심을 내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진리가 결국 이긴다는 것을 확신하셨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것이다"
(요한8,32)
이는
아무리 의심해도 진리는 진리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진리가 의심과 무지의 속박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ㅡ (차동엽 신부의 '여기는 물이 있다' 중에서) ㅡ
나는 차 신부님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다.
현재 인천에서 사목 중에 계시고, 평화방송에서 인기리에 강론하고 계신다는 것 밖에는....
언젠가 집사람이
그 신부님이 쓴 것이라 하면서 '무지개 원리' 를 사서 보던데
그러나, 현재의 나에겐 별 도움이 안 될것 같아 읽기를 보류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어느 형제님이 굿뉴스에 올린 위 글을 읽고 나서
어쩜, 요즘의 내가 그 비슷한 상태 아닌가.....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기회 되는대로
차 신부님이 쓰신 책과 강론을 읽고 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차 신부님의 글을 보면
하느님의 실존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의심하는 신자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교회에 나가긴 하지만
믿음이 깊지 못하여, 남 모르게 의심하며 고심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일까?
게중에는, 고민하다 결국 교회를 떠난 이들도 있을 것이고.
현재 열심한 신자들 중에도, 그런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른 사람들이 많을지 모른다.
차 신부님은
"의심이 신앙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일까?" 라고 물은 다음
"적당히 하는 의심은 그럴 수도 있지만......" 라고 하면서,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오히려
그 과정을 거침으로 해서, 더욱 더 크고 견고한 믿음으로 갈 수 있다고.
그러니까
그저 믿기만 하다가, 믿어야 하는 이유를 알고 확신을 갖게 되어 더욱 견고해
진다는.....
그런데
나의 경우는, 그러한 믿음의 문제들이 아니다.
당연히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굳게 믿으며, 사도신경 신앙고백에 전혀 이의 없다.
미사와 7성사 등도 물론이다.
다시 말해서
가톨릭의 본질과 핵심에는 조금도 의문이 없으며, 그런 단계는 지났다 해도 좋다.
문제는
교회의 일부 제도와 운영 관련한 일들, 그리고 교회 구성원들의 믿음과 행위에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ㅡ 종교 권력화, 관료화 한 교회 고위 지도부
(현실에 안주하는듯 한 인상 : 제도와 운영에 대한 개혁
또는 쇄신의지 의문)
ㅡ 교회의 분열 원인 제공으로, 과거 중세에 이어 계속되는 일부 단체의 제2
분열 책동
(근본적 분열 요인들의 차단 및 대책 강구에 의문)
ㅡ 음지(비인기) 보다, 명예, 권위, 일신의 안위를 선호하는듯 한 성직계의 분위기
(중앙 지도부 또는 교구 등 상위 공동체 교직 선호 : 세속
공동체들과 다르지 않음)
ㅡ 본당 사목위원 및 평신자들의 비그리스도적 행위
(사목 단체의 일탈 행위 비일비재, 일반인과 구별하기
어려운 신자들의 일상생활)
ㅡ 기타 ( 일부 고위 지도층의 문제성 발언, 행위 등)
(수정 전의 교리 계속 인용으로 혼란 초래, 교도권으로
금지한 장소 방문 등)
이 같은 의문 제기에 대하여
뭘 잘 몰라서라든가
또는
공동체인 이상 불가피한 일들이고, 침소봉대가 심하다 비난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싫어도 사실이 그렇지 않은가?
어쩜, 실제로 불가피한 경우도 없지 않고, 그래서 꼭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무엇을 안다 모른다 그 이전에
신자들은 물론, 특히 교회는
어떠한 일을 함에 있어
항상 주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그리고, 그에 대한 정신을 최 우선시 해야 한다고.
만일, 당초부터 그렇게 해 왔다면, 오늘 같은 문제들은 없었을 것......
그리고
오늘날 교회 지도층 분들께서, 앞장서 모범을 보이시지 않음이 매우 아쉽다고.
대중들에 친근히 다가 갈 때
비신자들도 보다 더 존경하게 될 것이고, 마음이 움직이면서 닮으려 하지 않을런지?
그런데 현실은
일반사회 각 공동체의 수장들 처럼 군림하면서, 권위를 매우 중시하는듯 한 모습이다.
배드로 사도와 바울 사도, 여타 다른 사도들도
주님의 지상 명령이신 복음 전도를 위하여, 수천 수만리 길을 마다 하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전도를 사도들에게 위임하지 않으시고, 몸소 친히 하셨음은 모두가 다 아는 일이다.
그런데, 한국 가톨릭의 고위 지도자분들은?
내 비록 소식에 어둡긴 하지만, 교회내 행사 외에는 그 분들 행보를 들은 일 없으니....
몇년 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방한하셨을 떄, 몇십만? 신규 신자가 등록했다던데.
복음 전도는 평신자만의 의무가 아니다.
만일, 교회와 교구를 대표하시는 고위 지도층분들께서
오랜 세월 갈고 닦으신 경륜과 경험 또 권위로서, 멋지고 훌륭하신 강론을 하신다면
비신자들의 마음과 정신을 온통 흔들어 사로 잡으신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신자들은, 대상자를 설득하는 일 보다, 강론장에 데리고 가는 일이 훨씬 더 수월하다.
한 예를 든 것이지만
지도층분들께서 적극 전도하신다면, 그 효과는 신자들의 그것에 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보통 더 나은 이익과 명예를 위하여, 또 높은 직위를 바라며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교회는, 그러한 이익과 명예를 위한 직위 지향의 공동체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고위 성직자 일수록, 더 가난해 지고 낮아지는 모범을 보이셔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러한 이유들로
위에 대략 열거한 의문들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일들이 상존하는 작금의 교회를, 주님께서 기뻐하신다고 난 믿기 어렵다.
그래서
주님께서 기뻐하실 교회로 쇄신되고 거듭나야 하지 않는가..라는 것인데.....
비유 대상이 뒤 바뀌어 적절치 못한 감은 있으나
자식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걱정하는 부모들은
잘못을 감싸고 포용도 해야 하지만, 가끔은 엄한 훈계가 필요함은 다들 인정할 것이다.
그럼에도 교회의 많은 이들은
간혹 쓴 소리를 하는 이들에게, 그 충정을 이해하려 보다는 대부분 비난을 퍼
붓는다.
더러는, 신자로서 할 수 없는 험한 말도 서슴치 않으면서.....
그런데
생각과 시각을 약간 바꾸면
나의 이러한 의문들은
어리석은 인간, 그 중에서 제일 못나고 부족한 한 개인의 관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나 같은 보잘 것 없는 평신자가 갖는 의문을, 교회 지도층분들이 모를 까닭이 없다.
그렇다면 뭘까?
알면서의 일이면, 난 그 문제들을 어떻게 받아 들야야 하는가?
예수께선 대체 그 문제들을 어찌 생각하고 계실까?
대개가 그리 알고 생각하듯이
무한한 사랑이시고 자비이신 분이시니, 그 모두를 이해하시고 용서하시는 것일까?
어쩌면, 그러실지 모른다는 생각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럴 때면 마음 한편에
내가 너무 성급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
또, 설령, 교회가 그릇된 길을 걸었다 해도, 운영 주체가 미약한 인간 아닌가....
즉, 인간은 아기 때부터 걷지 못한다.
당초에 당신께서
수없이 넘어지며 배워야 걸을 수 있도록, 불완전하게 창조하신 것이다.
그렇게 창조하신 이유는 알 수 없고
어쨌던, 주님께는 당신만을 믿고 따르는 사랑스런 어린 양들일 터이다.
넘어질 때마다 저 스스로 일어나라 하시며
때로는 가혹한 시련도 주시며, 당신만의 사랑으로 기다리고 계실지 모를 일이다.
결코, 성급하시거나 서두르시는 분이 아니시기에.....
그러나, 예수님은 의심을 없애기 위해 조바심을 내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진리가 결국 이긴다는 것을 확신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무리 의심해도 진리는 진리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진리가 의심과 무지의 속박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과연! 그 분에게는
진리 아닌 일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그 또한 진리이다.
그렇다면 이해 못할 것 없다.
인간 세상의 상식들이 통하지 않는 그 분이신 것이다.
그리고, 성령께서 교회를 이끌고 계시지만
미약한 인간이므로, 당신의 뜻을 잘못 곡해하여 넘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아님, 인간들이 모르는 일을 이루시기 위해 그리 이끄셨는지도......
그렇다면
나는, 자신의 문제만 전념하는 것이 옳고 마땅하다.
지금은
이 처럼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있지만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죽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인 즉
언젠가는
어쩜, 그리 멀지 않은 날에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
다소 미진한 부분들은 그 때에 생각해도 늦을 것 없다.
제목: 꽃잎들이 떨어진 들길을 거닐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