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엉뚱한 상상을 할 때가 있다.

만일

예수께서 로마 황제의 황태자로 태어나셨다면?

일찍 황제가 되시고 때가 되어

성령과 은총 속에서, 만 천하에 복음을 전파하셨다면?

그랬다면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크게 달라졌으리라.

아마도 전 세계 대부분이, 그리스도교 국가가 되지 않았을런지?

하느님께서는

그 쉬운 방법을 두시고, 왜 힘들고 어렵게 하셨을까..

황태자는 커녕

제일 하층민에다 가난한 목수의 양아들로 보내시면서.

그것도 부족하신듯

베들레햄의 낫선 외지 땅에, 방도 아닌 짐승의 먹이통 구유에....

성장하신 나자렛도 그렇다.

산간 지방에 벽촌 중의 벽촌

당시 목수들은 주로 어떤 일을 했을까?

사막 지역이라 나무가 귀하여, 목수가 할 일이 많지 않았을듯 하다.

혹자는

십자가 만드는 일이 주된 일이었다 주장하던데, 과연 그게 사실일까?

벽촌의 작은 마을에 무슨 일로 많은 십자가를?

여하튼, 대부분 가난했으므로, 요셉도 형편이 어려웠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랑하는 아드님을 보내시며, 어느 것 하나 쉽게 해 주시지 않으셨다.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라는 엄청난 큰 일을 맡기시면서도

주어진 조건과 여건들은

고르고 고르시어, 최악의 것들만 모아 놓은 종합전시장과 다름 없었다.

당시 사람들은 대다수가 헐벗고 굶주리며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는데.

그러나 주님께선

일시적인 현실 구원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의 구원을 바라셨다.

예언자들로선 안 되겠다 생각하시고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어, 불쌍한 백성들을 인도하라 하신 게 아닌지....

우리는

교회에 갈 때마다 아기 예수님을 만난다.

입구에 서 계신 성모상의 품안에서.

또는

교회 내의 성화 속에서......

신심 깊은 신자들 각 가정에서도 얼마던지 만날 수 있다.

아기 예수!

교회가 신자들에게 권장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부끄럽지만, 난 그것을 몰라 진땀 뺀 일이 있었다.

가까운 친척 개신교인에게 그 질문을 받은 것인데

순간 내심으로 무척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나와 비교 안 되는 20여년 고참이고 집사인데.

다른 문제들은 그런대로 대응했지만, 그 문제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의 주장은

아기 예수님도 근본은 하느님이시지만.

또, 성경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청소년 시절 예수님도 그러시지만.

그러나

예수님께 신성이 임재하신 싯점은

요한에게 세례 받으시고, 성령께서 강림하신 후부터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삼위일체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며

세례 이전의 예수님은 사람이시므로, 숭배 대상이 아니란 주장.

따라서

아기 예수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인류 역사상, 불세출의 걸출한 성인이신 공자와 석가도

아기 시절과, 그를 낳은 부모까지 흠모하지는 않는다 하면서.....

그는

나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노골적인 심한 표현은 자제했지만

아기 예수와 성모님에 대하여

우회적으로 은근히 지적하여 비판하고 싶었던듯 하다.

그에 나는

예수님은 분명 사람이시고 하느님이시지만

피조물이신 성모님께서 낳으셨음을 강조하고 상징하는 것이라고

성상과 성화는

옛날 글을 모르던 이들을 위한 시각적 믿음의 전승일 뿐이며

결코

숭배하여 모시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희피하면서도, 어딘지 미흡한 느낌은 어쩔 수 없었는데.

차제에

명확한 뜻과 의미를 교우님들에게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