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송아지 고기가 맛있다고요?     최근 들어 어린 송아지 고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각종 모임과 회식, 가족모임이 집중되어 있는 연말연시를 맞아 고급 레스토랑의 메뉴로 어린 송아지 스테이크가 종종 소개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어그녀’의 일화에서도 맛있었던 음식으로 ‘송아지 스테이크’가 언급되기도 했었죠.   그러나 우리가 단지 맛있는 고급요리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러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요? 고급 송아지 고기를 만들기 위해 송아지는 뭔가 더 특별한 관리를 받으며 길러지기라도 하는 것일까요?   ‘송아지 고기’라는 특수한 육류 생산을 목적으로 길러지는 송아지는 대개 젖소 농장에서 태어난 숫송아지들입니다. 보통 5개월이 되기 전에 도살됩니다. 보통 육우로 사육되는 송아지들이 6개월 가까이 어미의 보살핌을 받으며 사육되는 것에 비해, ‘송아지고기’로 사육되는 이 송아지들은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분리되어 좁은 상자에 가둬진채 5개월 가량을 살고 이후 죽게 되는 것입니다.   ‘Veal'이라고 하는 어린 송아지 고기는 일반 쇠고기와 달리 그 빛깔이 흰색에 가까울수록 최상품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일반 쇠고기보다 그 빛깔을 훨씬 연하게 하기 위하여 혈액 내 헤모글로빈 수치가 충분히 낮아질 수 있도록 철분의 섭취가 극도로 제한된 먹이를 공급받습니다. 보통은 갓 낳은 송아지의 체내 12g/ml의 수준인데 반해 ‘Veal' 생산을 위해 사육되는 어린 송아지의 혈액 내 헤모글로빈 수치는 7.5-8g/ml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이것은 인위적으로 송아지를 빈혈에 근접한 상태로 유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연한 고기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폭이 60센티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은 작은 ‘송아지 상자(Veal crate)에 감금되어 사육됩니다. 다리를 뻗거나 편히 누울 수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의 감금 사육은 어린 송아지에게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넓은 공간에서 사육되고 있는 다른 송아지들보다 5배 이상의 약물이 이와 같이 감금 사육되고 있는 송아지들에게 투여되고 있습니다.   송아지 고기 생산을 위해 사육되는 소들은 대개 철분, 섬유질 등이 거의 제거된 비정상적인 먹이 공급으로 인하여 송아지들은 고른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비정상적으로 발달된 장기능, 위궤양, 높은 질병 감염률 등으로 고통 받게 됩니다. 이러한 육체적인 고통과 더불어 움직임의 제한, 다른 소들과 함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사회성 개발의 기회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에서 기인하는 정신적인 고통은 동물복지의 관점에서 어린 송아지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07년부터 이러한 송아지 상자 사육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유럽 연합 외 다른 국가에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송아지 상자 사육.   송아지 고기 요리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 건너온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유통되는 송아지 고기 또한 대부분 수입산이고, 국내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송아지를 사육하는 경우가 어느 정도에 이르고 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보고 지나쳤던 송아지 고기 요리들. 이러한 잔인한 송아지 사육 방식이 국내에 정착될 수 없도록,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비인도적인 사육 방식이 소멸될 수 있도록, 송아지 고기를 소비하지 않는 일에 앞장서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