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 저일하고 밤에는 오랜 만에 카메라를 들고 청계광장에 나갔습니다.

건강이 좋아져 몸이 근질근잘하였나 봅니다.

 

아랫글을 읽으면서 형제님이 진보하고 계시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 경험담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감각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였을 때

그 기쁨으로 이런 은총은 다른 이에게도 알려야한다는 생각에 강하게 잡혔습니다.

형제님 말씀처럼 다른 분들의 체험은 체험같게 느껴지지도 않더라구요...

 

점차 주님이 함께 하심을 강하게 믿게되고

믿음이 깊어지자 어느 순간에서는 체험이란 것이 사라졌습니다.

다만 미사를 드릴때엔 웬 눈물이 그리나는지

성가를 부를때도 눈물로 목이메어~~@@ 성가도 부르지 못하고 주위가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기만 할때가 부지기수었으며

성체를 영할 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러한 시기를 겪으면서도

어느듯 제가 사막 한 가운데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종종 받았습니다.

 

성인들의 가르침을 보면

신앙이 깊어질수록 사막을 가로지르는 사람들처럼

오직 별만 보고 사막을 건너듯

삭막한 삶에서 오로지 주님의 빛만 보고 살아갈 것이라고 하셨드라구요...

 

주님의 은총의 강렬한 체험등은

누구에게나 거기에 맞는 강도로 하느님께서 주시리라믿습니다만

누구라도 신앙이 깊어지면 홀로 주님만을 바라다보며 걸을수 있는 힘이 생기므로

건조한 상태로 내벼둬도

건저하면 건조한대로 변함없이 주님만을 바라다 보며 살아갈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것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은 냉담도 하고 샛길로 빠지기도 하곤 하겠지만

 

형제님은 성인들이 걸어가신 길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걸어가야할 길을 지금 걷고 계시다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은총의 체험이 강렬하여

거기에 빠져들곤 하지만

그러한 체험은 또한 마귀도 우리에게 빛을 가장하여 줄수있으므로

너무 체험쪽에만 신경을 쓰지않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다행히도 주님께서는 이러한 것을 인지하는 은총도 형제님께 주시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체험이 없이 무미건조한 신앙생활이라 하여도

그대로 주님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이러한 것도 사실 세월이 흐르면서 단련되리라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알아서 다해 주신다라는 믿음으로

은총의 체험을 강구하지 않아도 좋을 듯 합니다.

체험은 대개의 경우 초심자일 때 초심자에서 중간단계로 넘어갈 때 자주 오곤 합니다만

체험은 지나가도

주님은 언제나 실체적으로 우리 곁에 계시기때문에

주님이 주시는 체험을 마다할 필요는 없지만 억지로 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특정 체험을 하였다하여 식별도 하기전에

자랑을 한다던지 이야기 한다던지 하는 것은 좀 위험하기도 하여

침묵안에서 주님을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글을 읽으니 형제님은 순조롭게 그리스도인으로 봉사자로서 살아가고 계시는 듯 합니다.

 

형제님이 밝히셨듯

대침묵을 배우시며 언제나 어디서나 주님이 나와 함께 계심을 확신하시면서 살아가시기를 빕니다.

 

그리고 제가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속하신 성령봉사회(?)는 교회가 인정하고 신부님이 상주하시는지에 대해서입니다.

즉 신부님이 상주하시면서

그 봉사회를 수도회같은 조직으로 이끄시는지.....

 

여기에 대한 식별은 매우 중요한 것이로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한 의견을 들은 후에 제 생각을 부언하겠습니다.

 

 

부디 형제님이 좋은 봉사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봉사단체의 도움이 없어도 언제던지 홀로 설수있을 힘도 길렀으면 하는 것도 제 소망입니다.

주님께서도 그렇게 인도해주시기를 빌어 봅니다.

 

      

 

☞ 표 도미니꼬 님께서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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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부터인가 마음에 평온함이 찾아왔습니다. 한 2년 정도 정신없이 혼란과 고독에 시달렸던 차에 다시 평온함이 찾아오자 제가 좀 당황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 제가 꽃동네 들어가기 3년 전쯤에 느꼈던 막막한 평온함이 다시 돌아온것 처럼요.

 

이것이 사라질까 너무 두려웠고 예전의 제 모습이 떠올라서 전전 긍긍하였습니다. 기도회 선배 봉사자분께 배운대로 억지로 침묵을 이어가며 하느님께 조용히(외적으로는 말이죠) 여쭤보고 기도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2년 동안 제가 했던 것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바로 모든 상황을 주님께 의탁하고 봉헌하고 성령의 의지로 움직일수있도록 마음을 비워두는것이였습니다.

 

모두 예수님께 봉헌하고 행동한다고 해서 저에게 다가온 고통이 사라진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대로 남아있었지만 끝내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버텨내고 견뎌낼수 있었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평온함이 불안해서 다시 전전긍긍할려는 듯한 모습과 그 평온한 감정 그 모든것을 주님께 봉헌하는것 이였습니다. 그러면 저에게는 여전히 평온한것이 남아있다 는을 알게 되었습니다.

 

믿게 되었다라고 표현하는게 맞을까요? 아무튼 그러고나서 정말 뭐랄까 아주 가끔 느꼈던 예수님과 함께 있는 느낌, 예수님의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느낌, 동행하고 있는 느낌 그런 느낌이 들면서 참 좋은 평화가 느껴졌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많이 사라졌구요. 그동안 나름 고난이라고 생각했던 상황에서 악착같이 믿을수밖에 없는 그 희망이 실체화 되어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요.

그전에도 하느님께 봉헌하여 이렇게 지금께 왔으니 이 평화가 불안하다면 평화마져 봉헌하면 하느님께서 계속 이끌어주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더 시간이 지났습니다. 한 2주정도 된것 같네요. 몇일전에 느낀것은 정말 '신앙 체험이 중요한게 아니구나. 하느님과 함께 있는게 정말 중요하구나' 라는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매우 교만한 사람이여서 제 체험을 체험이라고 말하는것 조차 좀 싫어했던 사람이였습니다. 그럴때마다 뭔가 깍여 나가고 나 자신이 평가 절하되고 남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게 되는것 같이 느껴져서요. 남들보다 좀더 특별한 체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슬프게도 지금도 그런생각은 조금 남아 있습니다. 이게 언제 터질진 모르죠. 계속 닦아내는 작업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내 체험과 비슷한 체험에 좀 집착하는 경향도 있었구요. 남들에게 티를 안낼려고 조심했지만요.

봉사회에 머물면서 어느순간 구마은사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는것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은사적인 체험보다 그냥 기도회에 꾸준히 머무는게 참 좋다 라고 느끼는 순간이 많아졌구요. 지금은 참으로 저런 생각에서 완전히 해방되고 싶습니다. 주님의 자비를 간절히 청할뿐입니다.

 

이야기가 좀 다른곳으로 빠져나간것 같습니다.

 

엇그제인가 묵상하면서 하느님께 이런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주님 이렇게 당신과 함께 있는 순간을 깨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정말 모두 봉헌하겠습니다. 저의 체험이 방해된다면 그 체험도 다 당신께 봉헌하겠습니다. 그런건 별로 중요한것 같지 않습니다. 주님과 이렇게 평온하게 있는게 정말 좋은것 같습니다.-

 

저는 남들에게 한번 칭찬을 받는다던가 어떤 중요한임무같은것을 행할때는 그 일 자체에만 완전 집중을 하게 되어서 남이 보기에도 좀 부담될정도로 열정적으로 행동할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좀 잘되면 그 기억이 오래 오래 저를 괴롭혀서 기도중에도 일상에도 자주 떠오르고 혼자 흐믓하게 생각할때가 많습니다.

물론 안좋은 경험이라던가 꾸지람을 들어도 그게 오래가는편이죠.

 

최근에 칭찬을 받은적이 있는데 그것을 가라앉히는데 3일이 걸린것 같습니다. 칭찬을 받고나서 그 일이 지나고 집에 돌아오면서 느낀게 그 평온한 감정이 사라졌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계속 그 상황만 생각나는것이였습니다.
 

정말 시도때도 없이 -주님 제 모든것을 당신께 봉헌합니다. 그 순간(생각나는 그 칭찬의 순간들, 이어지는 망상들)순간 모두 당신께 봉헌합니다. 저는 당신께서 좋은것만 주신다는것을 압니다. 다시 당신 모두 봉헌합니다.- 이렇게 기도하다 보니 어느순간 다시 평온함이 돌아오는것을 느꼈습니다.

 

체험도 좋지만... 지금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체험보다 하느님과 함께 있는것이 더 중요한것 같다 생각합니다.

 

선배 봉사자들이 기도회에 오래 머무는 가장 큰 힘이 침묵속의 신뢰. 그 침묵은...음 좀 ;;; 설명하긴 어렵지만. 참 으로 침묵이 좋은것 같아요. 영적 체험도 더 하고 싶은 욕심도 많지만.... 모르겠어요^^;

 

요즘 영적지도를 받기가 힘들어서 혼자 묵상록을 정리해봤습니다.

 

제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것이겠죠? 저는 참으로 기도회에 머물고 있는것이 다행이고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정말로 행복합니다.

 

들꽃님의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