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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인수신부님 칼럼에 당신의 이름으로 게재하신 어느 수녀님의 글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떠올라 적어봅니다.

1. "삸꾼"이라는 용어는 품삯을 받고 받고 품삯만큼만 일하는 "댓가성"을 근거로 이루어진 고용관계 나타내는 말이며 삯꾼이란 표현은 성경에서 "포도원 소작인"으로 표현되어 그 의미를 생각해 볼수 있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마태21.33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

칼럼 내용이 옳다면 사도들과 주님의 관계는 "고용주와 삯꾼"으로 정립되어야 할 것같은데요... 신약성경을 통하면 사도들은 주님의 삯꾼이라고 단정할 만한 곳이 없어 보입니다.

성경에서는 오히려 예수님은 사도들을 "제자라고도 부르고...그래서 가르친 것을 모두 전하여야 한다" 라 하셨으며 (제자들이 스승의 말씀을 가르치고 전하는 것은 스승의 삯꾼이라 그러는 것일까요?)

주님은 사도들에게 "나는 너희를 벗"이라 부르겠다 라 하셨습니다. 벗이 벗을 위하여 목숨까지 바치는 것을 가장 아름다운 사랑 중 하나라 말씀하셨는데 벗이 벗을 위하여 "강남따라가며" 벗의 주장을 가르치고 전하는 것이 삯꾼이 하는 일과 동질의 것이라는지요?

하느님 아버지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맏이로 하는 우리들은 모두가 형제자매임은 틀림없습니다. 이를 근거로 사제들은 우리들의 형제자매일이고 삯꾼일 뿐이라는 칼럼의 논리도 성경적으로 받아들일수없는 주장이라 생각합니다. 위에서 인용한 마태오복음21.33장 포도원의 소작인들의 비유에서 이들 삯꾼들이 아버지(포도원 주인)의 뜻을 거슬러 못된 짓을 할때 아버지께서 최종적으로 하신 일은 "아들을 보내신 것"입니다.

칼럼의 주장이라면 아들은 "아버지의 삯꾼"이다라는 결론도 되리라 믿습니다.

하여 사제들을 두고 일부 사제들의 행동들이 마음에 들지않는다하여 삵꾼이니 뭐니하시는 주장들은 주님과 주님의 교회를 거슬리는 주장이기도 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러한 주장들은 자제되어야 할것으로 믿습니다. (그분들의 잘못된 행동이나 사고방식은 다른 선의의 방법으로 교정이 되어야 함은 별개로 하고)

2. 모든 사람들은 각자 탈렌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사제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용산사태 운운하시며 비유적으로 그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않으신 사제들을 "삯꾼일 뿐인 목자"로 암시하심은 대단히 방자한 주장으로 생각듭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각 지체들은 각자 고유한 기능으로 몸의 성장에 기여를 하리라 믿습니다. 손이 발더러 "니는 손이 아니니 삯꾼이다"라 한다거나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하며 다른 곳에서 자신의 고유한 일을 하는 지체들을 비난한다면 이런 비난이야 말로 독선적이며 비성경적이라 생각합니다. (골로새서2. 19참조)

교회는 가난하고, 병들고 억울하게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돌보아야 하지만 그분들에 대한 배려만이 교회 일의 전부가 아니라 믿습니다. 교황님의 말씀대로 인간의 탐욕으로 파괴되는 자연의 생태를 보호하고 복원하여야 하며 그안에서 희생되는 동식물들도 보호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고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풍요로움을 위하여 끊임없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정당하게 일하여 재산을 모은 다른 많은 신자들의 권리도 당연히 존중되도록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양성 가운데 조회로음을 꾀하며 주님의 복음을 전하여며 실천하여야 할 것같은데요...

특정 사건에 관심을 별로 보이지 않고(외견적으로) 다른 사목에 몰두 하셨다하여 “삯꾼일 따름인 목자”로 암시하심은 그리스도인으로써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어떤 상황을 강조하기 위하여 강한 표현을 할 수는 있더라도.... 그리고 바울로 사도는 자신의 서간에서 자신들을 “하느님의 사절”이라고도 표현하고 있건만 “하느님의 대리자”라는 표현은 잘못되었다라는 공개적인 주장들은 틀린 주장이라 믿습니다.(고린토후서5.20)

또한 “신부란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는 신앙의 (영적)아버지”라는 의미로 사용되어온 한국 교회가 사용하여온 아름다운 말로 생각하는데 이 용어가 잘못되었다 비판한다면, 우리가 세례때 세우고 그 이후로 신앙의 여정길에서 동반해 가는 “대부, 대모”같은 용어도 없애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셔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를 낳아준 부모에게도 형제라 불러야한다는 억측도 생길만 합니다. 하여 신부란 용어가 싫으면 당사자들이 사용하지않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만

자신의 주장이 아무리 옳다하여도 옳은 것은 그 주장 하나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비록 옳은 주장을 한다하여도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써 다른 지체들의 언행도 인정해 주며 자신의 주장을 강조해도 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의 언동, 신앙생활이 옳다고 믿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신앙생활도 자신이 보기에는 비록 못마땅하게 보일지라도 당사자 자신에게는 당연히 옳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니까요. 다른 생각을 가진 형제자메들에 대한 배려에는 인색하며 더욱이 그분들을 악하게 판단되도록 유도하는 사고체계야말로 개혁의 대상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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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는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의 '형제자매'이며 '삯꾼'일뿐

[호인수 칼럼]

2010년 01월 20일 (수) 18:55:34 호인수

(* 원고 마감을 앞두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데 마침 어느 수녀님이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그것도 당신 이름은 숨기고 꼭 내 이름으로 내면 좋겠다면서요. 해서 분부대로 그분의 글을 올립니다.)

나는 역사학에 관해서는 빵점이다. 국사, 세계사의 재미있는 이야기 몇 가지는 기억해도, 연대를 외우기는커녕 역사적 사건의 맥조차 잡지 못한다. 신학도 마찬가지로 문외한이다. 성서를 봐도 말씀을 곱씹기는 하지만 역사적 흐름은 모른다. 교회 내의 그 중요한 성사에 대해서도 언제 생겼고, 어떤 이유로 변경, 오늘날과 같이 결정되었는지 모른다. 아마도 그런 것은 관심 밖인가 보다.

평상시에 존경하는 호인수신부의 글, ‘사제들의 반말 습성’을 보며, 그 원인은 여러가지로 추론해 볼 수 있겠지만, 호칭에서 오는 무의식적인 신분의식에서 나온 점을 생각해 보고 싶다. 앞서도 내가 사용했지만 사제의 경우, 유일한 호칭은 ‘신부님’이다. 이것이 과연 합당한 호칭인가? 역사적으로 언제부터 사제를 신부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神父=신의 아버지? 신적 아버지? 영어로는 아예 Father이다. 왜 아버지인지, 어떻게 아버지인지, 아버지의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불문하고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사제서품만 받으면 30대에도,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의 아버지가 된다. 여기서 파생되는 것이 반말 습성은 아닐까? 정말 모든 사제는 다 우리의 영적 아버지인가?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한분 뿐!’이라고 못 박았고, ‘아버지의 뜻을 행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형제자매이다’라고 말씀하신 (마태 12,50. 23,8) 예수님도 생전에는 ‘선생님’이라 불리었다. 사제는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의 형제자매 중 한 사람이다.

▲ 사진/한상봉

성서에는 ‘목자와 양떼의 비유’가 많다. 누가 목자이고, 누가 양떼인가? 에제키엘 34장을 보면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 주 하느님이 목자이시고, 우리는 주님의 양떼요, 하느님 목장의 것이다(에제 34,31). 그러면 성직자는 누구인가? 하느님께서 양떼 가운데서 당신의 양떼를 먹여주고, 지켜주고, 잘 돌보는 ‘좋은 목자’되라고 손수 뽑아 세우신 일꾼, 목자이다(요한 15,16; 21,15-17). 그들은 양들의 주인이 아니라 주인에게 해고당할 수도 있는 일꾼이다(에제 34,3;8,23).

요한복음에 따르면 목자는 하느님께 고용된 삯꾼이다. 그가 진정으로 양떼를 잘 돌볼 때(에제 34,13-16; 마태 9,13) 하느님께서 친히 품어주실 것이다. ‘너는 내가 선택한, 내 맘에 드는 목자!’ 그리고 양들도 말할 것이다. ‘당신은 좋은 목자!’ 목자는 스스로 하느님의 대리자라고 말할 자격조차 없는 신분이다.

목자가 자기 신분을 망각하여 주인 행세를 하면 하느님께서는 그를 내치신다(에제 34, 10). 눈먼 인도자이기 때문이다(마태 15, 13). 목자가 양들의 주인이면 그 누구도 그의 양들을 ‘내놓으라’고 요구(에제 34,10)할 수 없고, 누군가에게 내침을 당할 이유도 없다. 사제는 하느님께 선택된 삯꾼이다. 삯꾼이기에 더더욱 그들은 깨어 기도하고, 하느님 마음에 드는 목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양떼는 그 어려운 직무를 수행하는 목자들을 존경하고 그 목소리를 따르면서 직책의 다름과 상관없이 하나의 ‘하느님 생명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머리조차 둘 곳 없고, 양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신 스승 예수님의 삶을 따르고자 하는 사제들의 몫은,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아닌 ‘하느님 자신’이다(민수 18, 20). 할 일을 다 한 후, “저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루카 17,10)라고 고백해야 할 목자!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마태 18,18)’ 이 땅의 수많은 문제들이 얼마나 많은가. 한 가지 예로, 근 1년 가까이 시간을 끌어온 용산참사만 해도 그렇다. 355일, 진실에 눈감은 국가권력 아래 피눈물 흘리던 유가족들, 그분들과 유사한 처지를 당했거나, 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던 철거민들과 그 대책위원들! 그들은 약하고, 아프고, 부러진 양들이었다. 지난 1월 6일, 284번째의 추모미사를 마지막으로 문닫은 남일당 성당. ‘잃어버린 양은 찾아내고, 흩어진 양은 도로 데려오며, 부러진 양은 싸매주고 아픈 양은 원기를 북돋아 주던(에제 34,16) 하느님의 작은 목자들과 사제들을 볼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