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아우구스티노는 기도란 하느님의 목마름과 인간의 목마름의 만남이라고 정의했다. 하느님은 목말라하건만 인간이 목말라하지 않으니, 하느님을 만나기 힘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 교리반에 나오던 암환자들은 하느님만큼 목말랐다. 그래서 그들은 카톨릭의 보화들을 열심히 받아들여 세상의 가치가 아닌 천상의 가치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었다.

영성생활의 성공은 누가 더 목말라하는가 그에 달려있지 않을까?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하느님 체험은 ‘누가 더 간절한가’에 따라 다르게 다가올수 있다. 십자가 고통은 간절함과 절박함을 가져다준다. 내 십자가를 내가 짊어지고 가야한다는 의미는 십자가로 세상을 구원하신 예수님의 간절함에 우리 또한 참여해야한다는 뜻이 아닐까?

봄에 시작한 암환자교리반은 가을을 지나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동안 병이 악화돼 중도 포기한 이도생겼고, 병원을 옮겨 다른지역으로 이사한 이도 있었다. 그리고 수업 첫 시간에 당차게 질문을 했던 그녀는 교리과정을 잘 마치고 세례를 받으러 가족들과 함께 성당에 왔다. 성탄이 얼마 남지 않은 날이었다.

미사주에 세례성사식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이마에 물을 붓고 축성성유로 십자표를 그으며 세례성사를 집전했다. 아기가 세상에 나오면서 울음을 터트리듯 미사 내내 그녀의 눈에는 주룩주룩 이슬방울들이 떨어졌다 공지사항 시간에 그날 세례받은 사람들의 사연을 교우들에게 간단히 소개하고,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 가족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도록 권유했다. 많은 신자들이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마침내 그녀를 소개할 차례가 되었다.

“스텔라씨는 예수님의 수제자라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교리 전 과정을 열심히 하셨습니다. 항암치료 때문에 거뭇해진 채로 시작하셨지만 이제 두 볼이 발그레한 새색시가 되었습니다. 다시 태어나신 이 분을 축하해주십시요.”

남편은 뒤에서 걸어와 아내를 안아주었다. 성당은 가족애, 형제애로 가득 차 뜨거운 용광로가 되었고 함께 미사에 참석한 이들은 감동을 한아름 선물로 받았다.

2주가 지났다. 새해를 맞아 성당에서 분주하게 지내던 어느날이었다. 평일미사 후 정신없이 교우들 면담하고 사무실에서 일처리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와서 면담을 청했다.
“신부님, 드릴 말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