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 서적을 보다 보면,

완전히 다른 문화에서 비슷한 문화적 행동을 할 때가 있음을 알곤 합니다.

 

저 유명한 '프레이저'는 브루클린의 노동자 사이에 있는 미신과 아시아 동양계의 한 부족 사이의 풍습이 똑같음을 보고 놀랐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지요.

 

인간 내면이 서로 비슷하기에, 문화적으로 지리적으로 서로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풍습이나 행동양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종교적 풍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기도문을 여러 번 반복하는 풍습이 있을 경우, 그 숫자를 헤아리고자 수를 세는 도구가 나옵니다. 이것 역시 꽤나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불교에서는 염불한 숫자를 세고자 수를 세는 도구로 염주를 만들었고,

이슬람에서도 그와 비슷하게 기도 숫자를 세는 도구가 있다 합니다.

 

묵주는 성무일도 전통이 (글을 모르는) 평민들도 할 수 있도록 성모송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그 숫자를 헤아리고자 나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비슷한 행동이나 풍습이 있다 해서,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 영향을 받았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오히려,  구체적으로 기도하는 방법을 보면 염불은 염하는 대상(아미타주라면 아미타불..등)에게 정신을 집중하는 방편으로 쓰입니다. 정말로 단순하죠.

 

그에 반해 묵주 전통은 처음에는 성모송 150번을 외우면서, 그에 따른 성서내용 150가지를 묵상하도록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도하는 방법을 비교하면 묵주와 염불은 엄청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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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기도는 사본에 따라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하는 구절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그런데 성서학자들은 없는 사본이 더 오래되고 원형에 가깝다고 봅니다.

 

전통적으로 어떤 기도를 하면 찬미로 끝을 내곤 했는데, 주의 기도 부분을 필사하던 필사사가 주님의 기도 부분에도 찬미가를 적어 넣었다고 보지요.

 

개신교에서 '주님께 나라와...' 하는 구절을 주님의 기도에 넣게 된 계기는,  마르틴 루터가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면서 해당 구절이 있는 사본을 가지고 번역했기 때문에 그 뒤로 그 구절이 널러 퍼졌다고 합니다.

 

천주교 전통이 좀 더 옛 형식을 지켰지요.

 

 

(참고 : 주님의 기도는 루카 복음서와 마태오 복음서에 기록됐는데요, 두 기도가 다릅니다. 마태오 복음서가 좀 더 길고 수식이 많죠.  학자들은 루카 복음서의 형태가 좀 더 원형에 가깝다고 본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