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탁 막힐 정도로 무더위가 계속되더니만,,

또 비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내려 언제 햇빛을 봤는지도 모르겠군요..

 

지금이야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아무런 감정이 없지만,,(오히려 질척거려 귀찮기만 하지요..)

 

저도 한 때는 빗소리도 좋아하고 비냄새를 맡으면서 멋진 연애를 꿈꾸기도

했던 푸른 시절이 당근 있었답니다..

 

그 중 제일 기억나는 몇가지 장면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인가,,외갓집 놀러간 김에 동네 친구들과

천원씩인가를 모아 대천 해수욕장에 놀러가,,

 

먹을 것이 없어 배는 쫄쫄히 굶고 있었지만 해변의 텐트안에서

바라봤던 장대비가 쏫아 붓는 모습입니다..

 

바다 구경은 그 때가 처음이었는데,,

텐트안에서 쭈그리고 앉아

후다다닥.. 텐트 지붕위에 부딪치는 빗소리며,

 

백사장 고운모래위에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그리고 뿌옇게 보이는 바다를

바라 보면서 이 세상이 참 시원 시원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가 그치자 마자 굶주림을 참지 못한 저는 일행보다 먼저

장항선을 타고 돌아왔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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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장면은

작은 아버지 포도밭에서 포도를 따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원두막으로 대피했었지요.

 

원두막에도 짚으로 발 비슷하게 엮어 달아 지붕에 얹어 놓고 있다가

비가 오면 그것을 내려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 있습니다..

 

한쪽 방면으로만 틔어 놓고 모두 그 발을 내려 놓고,,

 

연못에 떠 있는 연잎같이

비안개 속에  포도 나무 잎사귀가 둥둥 떠 있는 것을 보면서

한 바가지 그득 갖 따 가지고 온 포도는 왜 그리 달디 달았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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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장면은

시골에서 책보따리 싸가지고

옆집 정순이와 10리 씩 걸어 읍내 학교를 가다가

 

갑자기 내린 폭우성 소나기에

냇물이 불어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징검다리를 조심조심 건너다,,

발이 미끄러져 냇물에 빠져 세상을 하직할 뻔한 적도 있답니다..

 

나를 물 속에서 끄집어 내 준 그 아이는 잘 살고 있는지..

 

하도 비가 많이 오니 온갖 시시콜콜한 생각이 다 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