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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굿에 들렀다가

관심을 끄는 글이 있어, 그에 딸린 댓글까지 모두 읽었는데.

그 글 작성자의 평소 성향은, 대체로 나와 비슷한 면이 많은 편

그러나, 실천에선 난 그 분 근처에도 못간다.

난 계속 주저하며 올리지 못한 내용을 그분은 가끔 잘 올리기 때문이다.

교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제언

그리고

교회 구성원들의 문제성 행위들에, 성찰과 반성을 촉구하는 고언

그런 내용들을 교회 게시판에 올리는 것은

신자로서 문제될 것 없다는 게 나의 견해이다.

그런데도 나는 그 분처럼 하지 못했다.

물론, 이유는 있지만

몇가지 이유 중에, 교회와 게시판 분위기가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할까.

또, 표현능력 부족으로 자칫 오해도 걱정되고.....

개인적으로

새로운 제안이나 아이디어만 교회를 위한 일은 아니라 생각하며.

기존의 여러 관습과 관행들에서

문제라 생각되는 것들을 고치고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섣불리 말을 했다간 해교(害敎) 행위라며, 시선이 따갑기 예사이니....

난 본당 아닌 다른 성당에 나가고 있는데 꽤 오래되었다.

그게...작년 말쯤이었던가....

년말 회식에서, 본당 교우 몇분들과 심각할 정도의 논쟁이 있었는데

그 분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솔직히 기피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정말 쓰고 싶지 않았는데

요즘 교회 게시판도 그렇고, 내가 올린 글들에 대해 변명도.....

간단히 설명하면

어느 신부님의 경우가 논쟁의 발단이었다.

그 신부님은

교회 땅은 매우 넓고 큰데, 본당 건물이 허술한 성당의 주임신부님이셨다.

그래서, 본당 신축이 제일의 목표인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허나, 시골이라 봉헌금의 한계 때문에, 짬만 나시면 밭에서 일을 하신다고.

그러니, 고생이 많으실 건 물론이다.

교구에선 땅만 주었으며, 건물은 주임 신부가 알아서 하라 했다던가.

그런데

그 신부님이 요령이 없으시어, 그런 외지에서 고생하신다는 말이 나왔다.

그래서

신부님에게 요령이 왜 필요한가...? 라며 내가 반박한 것인데.....

그날 신앙 선배들에게 열받은 내용은

신부님들도 정치를 잘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었다.

능력있으면 도시 성당을 떠나지 않는다던가.

교회도 결국 사회와 똑 같으며, 그렇지 않다 보는 것은 뭘 몰라서라고 했다.

평신자 사목위원들도 요령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 등등.....

그런 내용이 주된 골자였는데

나로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주장들이었다.

아니,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교회가 그렇게 해서 되느냐...인 것이다.

그에 그들은

내 말이 맞지만, 그래도 교회의 현실이 그러므로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교회 생활을 좀 더 오래하면 다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그래도 난 물러서지 않았다.

평신자들도 해야 하지만, 사목위원들은 더욱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그런데, 오히려 수녀님을 내 보내는 교회까지 있으니 그게 온당한 일이냐고.

이웃 교회의 일을 예를 들며 따졌더니

그들은 나를 더 이상 말 못하게 틀어 막는 것이었다.

"형님, 처남이 신부신데, 그 신부님이 외지만 뱅뱅 돌며 고생하면 좋겠수?"

"허! 교구에서 하라면 해야지? 또 그런 곳은 돌아가며 하는 거 아닌가?"

"거 봐요, 그래서 형님과 대화가 안된다니까요?. 아버님요, 제말 틀렸습니까?"

"틀리고 맞고가 아녀....신부든 뭐든 지 아들 고생하는 거 좋아 할 부모는 없어"

그들은 나이는 나 보다 적지만, 교회는 대선배들이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했는지, 장인 어른께 동의를 구했고 동의를 받았다.

그러니,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장인 어른께 따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날 완전히 KO 패했으며, 뒷맛이 그렇게 씁쓸 할 수가 없었다.

그날 6명이 회식했는데, 3명이 본당 사목 단체의 간부였다.

여하튼

그러한 상황은 우리 본당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동안 신앙생활하면서, 직간접으로 경험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고려하면

이건 정말, 우리 교회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아님, 나의 시각에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