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바람이 불어드니

불현듯 남자의 세계로 들어간 것 같습니다.

아파트안 숲이 우거진 길을 따라 재키와 함께 산책을 하던 중

가슴이 시려옵니다.

 

어제 꿈에

그 사람이 다녀갔습니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도 저를 찾아왔습니다.

 

가슴 뭉클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꿈인지도 모른채

아련한 봄날 햇살에 취한듯

 

먼 옛날

멀리서 아롱대는 아지랑이들이 펴나는 정경이 보이는 

무덤가에서 민들레며 할미꽃이며 바라다보며

함께 가졌던 시간들이 바로 어제밤에

그 사람과 그렇게 왔었습니다.

 

눈을 뜨게되면 분명이 저린 가슴으로 눈물도 몇방울 고일 겁니다만

그래도 어제밤은

행복한 꿈이었습니다.

 

재키가 이곳 저것으로 달리고자 용을 쓰지만

가슴에 묶인 줄은 재키 마음대로 놔 주질 않습니다.

그저 재키가 가고자하는대로 끌려갑니다.

 

한줄기 바람이 지나가고

나뭇잎들은 빛이 바래지지만

가슴은 언제나 용광로입니다.

 

가을을 느끼는 시간들은

살아있음도 함께 생각해 줄 것입니다. 

가을이 좋습니다.

살았음을 간혹 두드려주기에 좋습니다.

 

떠난 사람

다시 보는 얼굴

변함없는 얼굴들 안에서

미련이 없는 척하지만 떠난 옛사랑은 간혹 그리워집니다.

 

오늘밤도 꿈을 안고 자렵니다.

나뭇잎이 물드는 순간 순간마다 잊혀진 사람들이

어제밤처럼 찾아오려나 그리워하며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을 꿈꾸는 밤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