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한식일날

산소가는 일 대신 마당을 재키와 함께 이리저리 거닙니다.

산소는 다음주말에나 갈 것입니다. 오늘 가려했지만 밀릴 차량들을 생각하니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마당 이곳 저곳의 벗꽃이며 목련이며 그리고 다른 나무들에게서 꽃들이 한참 피어납니다.

어느덧 이리 화창한 모습이 될 줄에 시간은 의식을 하던 하지못하던 저대로 지나갑니다.

어제 우리 주임님이 깜짝 놀라듯

"오늘이 금요일이네요" 하는 모습이 떠 오릅니다.

그런 기억이 없다하여도 시간이 너무 빠릅니다.

형의 부음을 들은지가 어제같은데요 벌써 삼오제가 끝이났으니....

 

상했다싶은 몸도 봄기운을 타는지 힘이 솟아오릅니다.

어깨와 등이 욱신욱신할 때

그리고 팔뚝을 타고지나가는 냉기에 가슴이 조금이나마 졸기도하였지만

봄 바람을 타고오는 힘을 느낍니다.

웬지 모를 아련함에 잠깁니다.

 

학창시절

아련한 봄빛을 받으며

논둑길을 지나 심심산골 친구집을 찾아갈때 길가 여기저기 눈에 띄는

할미꽃이나 민들레들이 생각납니다.

친구와 햇살이 풍요롭게 비치는 누군지 모를 무덤가에 누워

봄기운에 졸며 뒹군 생각도 납니다.

그러면서도 왜 그리 마음이 시렸던지요

   

봄바람에 힘이 솟는 김에

봄 밤을 즐기러 오랜만에 시내에 놀러 나가볼까요?

검은 밤하늘아래 꽃들로 어우러진 산을 타곤하는 일를 좋아했었는데요

근래에는 한번도 그러질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하였는데

오늘은 웬지 모를 기대감을 가지고

산길을 걸어보던가

아니면 봄냄새 풍기는 강 길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그러다 혹시 누가 알겠습니까?

야음을 즐기는 분잡한 상춘객들사이에서

제게도 혹시 좋운 일이 생길지요....

 

그리운 마음일랑 모두 던져버리고 빈마음으로 가렵니다.

빈 곳을 채워줄 그리움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