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있는 회사에 작지만 구내식당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주방을 기웃 거리는 어미인 듯 싶은 들고양이를 보고

전 같으면 무심히 지나쳤을텐데 요즘은 그렇지 않아 유심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양이가 왜 그리도 딱하고 측은해 보이는지요?

원래는 흰털과 검은 털의 예쁜 고양이인데 너무 지저분하여 엉망 개판이더라구요.

먹을 것을 찾아 여기저기 들 쑤시며 돌아 다녔기 때문일 겁니다.

 

녀석 얼굴은 또 어떤가요?

고양이 낮짝이란 말도 있듯이 무얼 먹었는지 주둥이가 우습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웃을 수 없었습니다.

 

어디가 아픈지 지긋이 눈을 깜박이며 신음하듯 냐~오옹 느린 울음을 우는 겁니다.

많이 먹은 듯 배가 볼록하여 배고파 우는 것은 아닌듯 한데.....

그래서 넌 배를 볼록해 가지고 왜 우냐 했더니 식당 아줌마 말이 재미있더라구요.

 

그것이 생선 달라고 떼 쓰는 것이랍니다.

그것을 어찌 아느냐는 말에 정색을 하며 틀림없다고 우기는 것이었습니다.

전 같으면 아무 것이나 냉큼 달겨들어 잘 먹었다면서

자기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보라며 음식을 그릇에 담아 주었는데....

 

과연 고양이는 콧김만 슬쩍 스칠 뿐 먹지 않더군요.

그러더니 금방 냐~오옹~ 입니다.

그러나 생선 있는 날 한토막 주면 먹지 않고 잽싸게 어딘가 가지고 간다 합니다.

 

전에는 주는 즉시 먹었는데 아마도 새끼를 낳은 모양 같다고

식당 메뉴는 생선이 매일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모르는 녀석은 무조건 맨날 내 놓으라고 저렇게 떼 쓰며 운다는 것인데..

 

새끼가 있다면 왜 혼자 왔겠는가에 아마 너무 어려서 그럴 것이라고

항상 배가 불러 잘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전 보다 약간 훌쭉해 진 것 같다던가.....

그러면서 아줌마는 냉장고를 열어 비닐 봉지를 꺼내어 쏟아 주었습니다.

 

그것은 직원들이 먹다 남은 생선 찌꺼기 입니다.

물론 음식물 쓰레기 통에 들어 갈 것을 아줌마가 별도로 챙겨 둔 거지요.

거칠거칠 해 보이는 아줌마에게 그런 세심하고 따스한 마음이 있을 줄이야.....

 

고양이는 아줌마와 사이가 좋은 듯 그다지 경계하는 눈치가 아니었습니다.

구내식당은 어디나 그렇듯 항상 음식이 남지요.

그리고 주방에는 쥐들이 많아 어쩜 그 때문에 고양이를 챙기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야 무슨 상관입니까?

고양이의 당당한? 요구?와 또 그게 당연하다는듯 내 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리고 그 계약?이 유효한 이상 그 고양이는 배 고플 일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너무 지저분한 모습이 눈에 거슬립니다.

그래서 아줌마가 씻겨 주려고 했더니 고양이가 허락하지 않는다는군요.

난 앞으로 그 고양이를 계속 볼 겁니다.

 

들꽃님처럼 먹거리를 준비할 일 없고 그저 지켜 보는 것 뿐이지만

아줌마 말이 맞다면 예쁜 새끼들을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녀석들을 지켜 보면서 뭔가 도울 일을 생각해 볼까 합니다.

 

書 : 외론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