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으로

우리자치구 청소차량들이 집결되어있는 차고지에 자주 가는데요.

쓰레기 운송을 하는 차량들이라 보다 청결과 안전상태를 유지하여야 하겠기에

청결과 안전상태 등을 점검하러 가는 것입니다.

 

그 차고지 한쪽에 있는 사무실 옆 모퉁이에는

개가 두마리 묶어져있습니다.

두마리다 중형견 이하인데 한마리는 털복숭이로 한마리는 털이 비교적 짧아 그냥 꽤재재한 모습으로 묶여져 있습니다.

 

목욕을 시키지않아서인지 불결한 상태의 털로 범벅이된 놈은

차고지 직원이 길러온 놈이고

다른 놈은 쓰레기 치우는 중 주인이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가서 주어온 놈이라 합니다.

 

차고지 직원이 길러왔다는 그 꽤재재한 털복숭이놈은

저를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습니다.

버림을 받아 주어온 놈은

제가 가면 자기가 기다리던 주인이 온 것일까 하는 기대감인지 묶여져있는 자기 집 옆 박스 밑에서 나오지만 곧 박스 밑으로 기어들어갑니다. 자기가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니 더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오랜기간 제키를 그리고 지금은 재키와 한 공간에서 함께 살다보니 동물들의 섬세한 감정들을 잘 알게되었습니다.

평상시 저희들이 생각하는 이상의 섬새한 감정들에 대해서...

이런 감정을 깨닫다보면 그 동물들과 금방 동화되어 서로 교감을 나누게됩니다.

그래서인지

저를 끝까지 바라다보는 털복숭이의 쓸쓸한 모습이 눈에 걸립니다.

저 놈들은 얼마나 외로울까?

그래도 털복숭이 놈은 꽤재재하게 보여도

간혹 넓은 차고지를 마음대로 뛰놀곤하였지만...

주인에게 버림받은 놈은 자신이 버림받은 줄도 모른채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릴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우리 제키는 예전에 집에서 함께 놀다가도 잠시 저 혼자 밖에 나갈 때에는 누나나 형이 있어도 현관에 엎드린채 낑낑대며 울곤하였다 합니다.

불러도 쳐다도 보질않고 저만 기다렸다는데요....

그래서 그런 마음을 알은 후부터 제가 가는곳은 어디던지 제키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지저분한 먹이통과 오염된 물그릇... 눈이 보이질않도록 길어버리고 엉켜버린 털에 앃인채 오는 사람마다 하염없이 쳐다보는 그 털복숭이와

박스맡에서 엎드린채 주인을 기다리며 실의에 잠긴 놈을 보게되면 세상이 참 슬프다는 것을 느낍니다.

 

세상이 행복한 사람이나 동물도 많겠지만

슬픈 세상이어 하느님의 자녀가 어서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는 피조물들도 가득하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세상이 슬픕니다.

제 살아가는 환경은 슬프지않지만 슬픈 세상을 바라다보니 저도 슬픕니다.

하느님의 자녀는 언제나 나타나는 것인지

정말 나타나 주는 것인지 그렇다면 어서 나타나 주었으면 하는 마음만 가득합니다.

슬픈 세상을 가꿔가는 사람들에게 강복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