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고하여 용역회사의 집하장에 가 보았습니다.

과연 정리정돈이 잘된 채 영업을 하고있는가하는 목적에서였습니다.

 

겨울을 지내는 것 치고 집하장은 깨끗히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무실을 2층 간이식 건물인데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역시 간이식 층계입니다.

그런데 그 층계를 올라가는 꽤재재한 푸들 한마리가 눈에 띄입니다.

"박과장님 저건 뭐여?"

"아 네 이부장님이 폐기물 수거하다가 길거리에 버려진 저놈을 데리고 왔습니다. 이부장님 아니면 저놈은 아마도 차에치어 죽었을 겁니다."

 

S용역의 이부장은 키가 작고 그랗게 자상해 보이지않는 사람이라생각하였는데요.....

너무 뜻밖의 말이었습니다.

"쟤에게 물도 주고 그래요?"

"그럼요 밥도주고 물도 주고 다 합니다."

"물그릇이 보이질 않기에....

휴일에는 여긴 저놈만 남겠네."

"네 할수없지요. 그래서 밥도 많이 남겨두고 물도 많이 두고 갑니다."

 

밥그릇엔 짬봉남은 것들이 남아있습니다.

제가 푸들에게 가서 아는 척을 하자 푸들은 꼬리를 칠까 말까합니다. 그러면서 저를 빤히 응시하는 모습이 참 가여워보입니다.

버릴 것을 왜 키우겟다고 나선건지 참 슬픈 현실입니다.

그래도 저놈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 다행입니다만.

"저놈은 요, 이 집하장 마당밖에는 나가지 않아요.

항상 여기서만 돌아다니고 사람들을 따르지요."

 

S용역 사장이 이런 일을 알면 이부장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 올랐습니다.

저놈이 작업을 방해하는 것도 아니고

버려진 생명체를 데리고 와 돌봐주는 이 부장을 오히려 칭찬을 할 것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S용역 사무실에는 근무하는 여직원이 조그만 강아지 한마리를 사무실로 데려오고 데려가고 합니다.

물론 사장실도 그 사무실안 다른 방에 있습니다만...

이런 것을 보면 그 회사 사장은 이 부장의 따뜻한 마음을 칭찬하리라 생각합니다만.

 

얼마전 명동대성당측이 용산철거민들에게 성당마당의 모퉁이를 내 주지않겠다는 소식에 참 우울하였습니다.

성당 진입로 마당에 천막치고 농성하는 철거민들의 모습이 사실 깨끗하지만은않고 하여 그리 유쾌한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이 주장하고자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조차 막아버린 행동은 잘 한 것은 아니라 생각이 들어서지요.

설사 해결해 줄수있는 능력이 교회측에 없다하여도

교회가 항상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곁에 있다고 하는 것조차 거절하는 행위는 납득이 가지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명동대성당측이 그들을 받아주겠다는 기쁜 소식을 들은 것이 떠오릅니다.

교회나 각자의 그리스도인들은 사회적으로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이나 동물들을 맞아들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한 일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버림받은 갈색 푸들이 이부장이 거두어주었다는 사실은 일단 버림받은 푸들에게 새로운 안식처가 생겼다는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기거하고 먹고 마시는 것은 열악할런지 몰라도)

사회적으로 버림받아 억울함을 가지고있을 철거민(의 일부)들을 교회가 그들의 주장을 할수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는 것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의 착한 사마리안에 해당되는 것이라 생각듭니다.

 

교회는 과연  주님의 복음말씀을 선포하고 그 내용을 알아듣기쉽도록 강론할 자격이 있어보입니다.

여전히 버림받는 사람들이나 동물들이 넘쳐나서 마음이 우울하지만 그래도 착한 사마리아사람들이 있어 안도가 됩니다.

 

세상안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나 동물들을 냉담하거나 무관심하는 것보다 더 큰 잘못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모두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동물들에게

착한 사마리아 사람들이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