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깊은 눈에 발이 푹푹 빠져서라도
밥을 먹으러 오길 바라며
이곳 저곳에 먹이통을 풀어놓았는데

어젠 조금 먹은것도 같던데
남은 사료양이 많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여기 저기 숨겨놓은 먹이통의 사료들을
비둘기들이 기가막히게 찾아내어 다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새들도 와서 비둘기 옆에서 기웃거리지만 좀 힘에 부쳐보입니다.
그래서 보리쌀을 몇 웅큼 들고 나와 참새들이 자주 앉는 나무옆 기바닥에 뿌려놓았는데요 야들은 그걸 못보고 있습니다.

먹으라고 구구대었더니
비둘기들이 먼저와 쪼아댑니다.
(참새들은 사람을 무서워해 무얼 쪼다가도 사람이 가면 나무 가지위로 날라오릅니다.)
다른 비둘기들도 날라와 함께 쪼고있으나 참새 야들은 아직도 이걸 못본듯 합니다. 보았을땐 보리쌀들은 이미 다 사라져버렸을것 같습니다만.

새벽 1시경 조금 전에 마당으로 나가 보았더니
저녁에 내다 놓은 먹이통안의 먹이들을 아직도 입을 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휘파람을 불고 다녀보이도 보이질 않습니다. 
지난 성탄절 이후 지금까지 많이 주렸을 것 같은데요...

저 눈들과 추위가 언제쯤이나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아기고양이들이 살아남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미들도 보이지 않구요
간혹 다녀가는 견공들도 전혀 낌새가 없네요.

안타까운 마음에 오전이라도 먹이통에 먹이들을 담아두고 싶지만 
비둘기며 까치들이 먹이들을 기가막히게 찾아내어 꿀떡하는 바람에
그렇게 하질 못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이렇게 추워보이기는 처음입니다.
어서 속히 모진 시간이 끝나기를 바래도....
만만치않아 그저 속이 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