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케불 티비에서, 추억의 명화들을 즐겨 보게 되었다.

물론 옛날에 본 것들이지만.

그래도 요즘 다시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은.

작품에 대한 이해와 시각이, 입교 전과 크게 달라진 때문이다.

 

포세이돈 어드벤쳐.

해상 재난 영화로, 타이타닉과 함께 걸작으로 평가되는 영화이다.

보는 이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으나

난 타이타닉 보다, 포세이돈 어드벤처를 더 높이 평가하는 편.

거창하고 화려함 보다, 메시지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일 듯.....

 

타이타닉도 

침몰 직전에, 악사들의 마지막 연주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다.

 

'주여.. 임하소서!'

 

아쉬움을 접으며, 조용히 주님께 의지하는 그들......

영화는 또

주인공을 통하여

진정한 사랑이란, 기꺼이 자신을 버려야 하는 것임을 강조하는데.... 

 

포세이돈은, 그와 또 다른 메시지를 던진다.

주님께선

우리에게 보다 적극적인 믿음을.

즉,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더욱 열심히 구하고 찾으라는 메시지....

그리고

성직자가 양떼를 인도함에 있어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며, 때론 목숨도 버려야 한다는....

 

천신만고를 겪으며 도착한 끝에, 또 한번 나타난 장애물 앞에서,

지쳐 버린 목사는 항거하듯 울부짖는다.

그의 그것은

당신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라기 보다, 차라리 분노의 절규에 가깝다.

조금의 주저없이 몸을 던진 그는.

 

'주여!

 우린 당신의 도움없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데려가신 사람들만으로 부족하십니까?

 저도 원하십니까?

 데려 가십시오. 대신 더 이상은 안 됩니다....."

 

대략 그러한 의미의 말로 기억되는데 

과연.....

목사를 마지막 희생으로 일행들은 구출된다.

그런데

목사는 주님 도움이 없었다며 원망스레 말했지만

영화는

곳곳의 고비 때마다, 그 분께서 돕고 계심을 보여 준다.

 

포세이돈 호에는

다른 성직자가 또 있었지만, 그를 따른 자들은 모두 죽었다.

그는

적극적인 탈출 보다는, 주님의 은총에 의지하고자 했는데.

그가 옳다며 같이 한 사람들 모두가......

 

주님께선 또

탈출로를 열심히 찾더라도, 방향이 틀린 자들도 외면하셨다.

그 무리를 선도한 사람은 의사.

비록, 그러한 설정들이 제작자 의도라 해도.

당신의 뜻도, 어쩌면 그와 같을지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제작자는

포세이돈 호의 재난은, 이 시대의 혼란과 다르지 않으며.

그리고 여러 유형의 인도자

또 쉽고 편한 길과, 힘들고 어려운 길을 동시에 제시하면서

그 판단을 우리의 몫으로 돌리며 묻는 것이다. 

 

이 영화는

모두에게 유익한, 재난을 소재로 한 스릴러 물이다.

그러나, 많은 크리스찬 영화 중에도

이 처럼 강렬한 메시지의 영화는 많지 않을 듯 하다.

물론, 요즘에야 겨우 느낀 것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