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그토록 기다려왔던 여름휴가가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기다리던 시간들이 순간처럼 느껴지지만

다 소모해 버린 휴가일들도 순간이라 생각듭니다.

 

예전에 한참 젊었을 땐 그모습 그대로 영원할줄 알았습니다만

정정했던 부모님도 어머니를 시발로 이승을 떠나고

늘 제편이 되어줬던 정다웠던 큰 누나도

약 13년간 제 곁을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던 제키도

다 떠나버렸습니다.

 

친구들의 부모님들도 한분두분씩 떠나셨고

마냥 팔팔할줄알았던 친구들도 허리가 아프니 장이 안좋아졌느니

하면서 병원을 들락거리는군요...

 

꿈결처럼 시간이 흐름을 실감합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세상을 덮은 환경들도 저희들처럼 변해가

여기저기서 신음을 내고 있습니다..

 

폭포수처럼 쏟아붓던 비가 그치니

책상너머 보이는 하늘엔 뭉개구름이 저녁놀에 빛납니다.

이 노을빛은 고맙게도 예전대로여서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내일 출근을 하면 휴가오기전 아주 오래전부터 그랬던것처럼

사무실과 관내들 들락거리며 일을 할 것입니다만.

 

시간이 참 빠릅니다.

시간은 화살같아 평소 피곤한 사정들은 빨리 지나가 버려주길 바랄테지만

그런 후에는

바로 이자리에서처럼

순간 늙어져가는 모습들만이 거울에 비쳐지겠지요.

 

마지막 타고있는 휴가시간이 너무 아쉽다보니

벼라별 생각을 다 해 봅니다.

10일간의 긴 휴가가 끝이나도 방한번 제대로 청소하질 못했습니다.

말 나온김에 미루지않고

지금 당장 스팀으로 집안 구석구석 청소를 해야겠습니다.

 

뽀송뽀송한 바닥으로 보다 활기차고 쾌적한 내일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