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님 덕분에 "댄서의 순정"이라는 노래를 간만에 듣다보니 제 친구의

사연이 생각이 나는군요..

 

제 대학동창 중에 키는 작달막하지만 일본 사무라이같이 생긴 녀석이 있었지요..

이 친구하고는 대학 2학년때 무슨 일로 저하고 시비가 붙어 육박전을 한번 하고 난 후 친해진 경우인데,,

 

약간 조폭끼가 있었지만 마음씀씀이와 성격이 시원시원하여 지금까지도

가끔 연락을 하고 지냅니다..

 

이 친구는 집이 지방이라 서울에서 하숙을 하고 있었는데

한번은 자기 집에 놀러가자 하더라구요..

 

친구놈 몇명이서 소주 몇병과 안주 몇가지를 사가지고 가보니,,

웬 훤칠한 누나가 매운탕도 끓여주고 밥도 해주고 하는데.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했어요..

 

알고보니,,그 누나는 워커힐 호텔에서 고전무용 공연을 하는

무용수였는데,,제 친구와 동거를 하는 것이었어요..

 

그 당시만 해도 학생이 동거를 한다는 것은 아주 드문 경우였고

게다가 6살이나 연상인 누나와 산다는 사실 자체로

쇼킹한 일이었지요..

 

사실 그 누나는 무용으로 다듬어진 훌륭한 몸매에

얼굴도 수준급이었습니다....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 당시만 해도 워커힐 호텔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공연을

한다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누나 덕에 언감생심 워커힐 호텔 구경을 하게 되었을 때,,

또 그 누나가 외국공연하면서 사다줬다는

신기한 외제 물건들을 자랑할 때마다..

 

호박에 치마를 둘렀거나 말거나 여자친구 하나 없는

저를 비롯한 찌질이들은 모두들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그 친구의 특출한 능력(?)에 은근히 존경심까지 보내곤 했었지요..

 

근데 동거까지 하게 된 사연을 들어보니 눈물 겹더군요..

 

우연히 그 누나를 알게된 내 친구놈은 6개월 동안을 쫒아다녔고

매일 밤 워커힐 호텔 앞에 가서 공연끝나는 시간 맞춰 기다렸답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도 계속 동거를 하다보니,,

아들까지 하나 두게 되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제 친구 어머니가 그 여자를 용납을 하지 않는 것이었죠..

 

그 어머니도 이북에서 내려와 홀로 되어 형제를  길러낸 그야말로

대단한 여장부이었기에,,제 친구가 아무리 사정을 해도 어머니에게

이길 수가 없었다지요..

 

결국은 위자료로 그 당시로서는 거금인 3천만원인가를 주고

아들은 그 할머니가 기르기로 하고 헤어지게 되었답니다...

 

그 아이가 자라 벌써 몇년 전에 대학생이 되었다 하더군요..

자기 엄마를 닮았는지 용모도 수려하고 예능에 재능을 보여 뮤지컬을 전공한답니다..

 

지금이야 연하의 남자와 사귀는 것이 유행처럼 되버렸지만,,

그 당시야  6살이나 연하의 남자를 사귀는 것 자체가 눈총을 받고도 남을

사건이었지만 

 

5-6년이나 같이 살면서 정을 주고 아이까지 낳은 것을 보면

그 누나는 제친구를 진정으로 사랑하여 평생을 의탁할 낭군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 틀림없지요......그야 말로 댄서의 순정인 것이지요.. 

 

 

그 이후 제 친구는 어찌되었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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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은 역시 특출난 놈이라서 5살 어린 지 여동생 친구를 꼬셔서

아들 둘에 딸하나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곱게 쪽진 머리에 녹색 눈화장과  붉은 루즈를 바르고

때깔이 고운 한복을 입고서는

가야금소리에 맞추어 환한 웃음지며 사뿐 사뿐  선녀같이 춤을 추던

그 누나가 생각이야 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