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원산지인 이 난의 이름은 宋梅라 합니다..

 

들꽃님은 잘 아시겠지만,,난을 기른다는 사람은 누구나 한분쯤은 소장하고 있는 난이지요..

 

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꽃의 기품으로 말하자면 어떤 난도 따를 수 없는 명란이며

훌륭한 난꽃의 표준이 되는 난입니다..

 

즉 동글동글하면서 긴장감이 있어 헤데데하게 흐트러지지 않고,

잡색이 섞이지 않는 비취빛의 녹색을 띤 단정한 난꽃을 명화라 하는 것이지요..

 

이 송매를 보면  "王子香 君子佩"라 하는 말이 절로 생각이 연상이 됩니다.  

 

23년 전 제가 난을 처음 시작할 때 송매 2촉(파뿌리 같은 것을 한촉이라 합니다..)을 3만원인가를 주고  구입했었죠..

 

저는 역마살이 끼었는지 신접살림을 난 이후

현재까지 열번 이상을  이사를 다녔습니다..

 

단간방에서는 창문틀위에 송매를 놓고 길렀으며,,

단독 2층에 살때에는 옥상에,,

연립주택에 살때에는 창밖 거치대에,

아파트에서 살면서부터 난대를 구하여 베란다에 길러 왔습니다..

 

그런 와중에 많은 좋은 난들을 저세상으로 보냈지만

용케 송매는 그 고생끝에도 살아남아 분주하여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도 열두촉짜리 대주가 되어 있었죠..

 

도도한 미인같이

송매는 꽃을 잘 안 피워,,한번도 꽃을 피워 본적이 없다가

올 봄에 드디어 처음 딱 한송이의 꽃을 보여주더군요..

 

그렇게 저의 결혼생활과 연륜을

같이한 한 송이의 난꽃은 그냥 난꽃이 아니었습니다..

 

단간방에서 난방이 안되어 이불을 쓰고 밥을 먹던 일,

이사를 다닐 때마다 집을 싸고 푸느라 힘들었던 일,

단독 2층에 도둑이 들어 놀랐던 일,

오물오물한 아기를 보고 신기하게 들여다 보던 일 등등

 

정말 23년의 세월이 그 난꽃 한송이에 몽땅 다 응축되어 있는 것 같더군요.

 

23년을 기다려 피운 그 한송이 꽃은 너무나 가녀렸지만

아름다운 향기를 폴폴 풍겨내었듯이

 

그동안의 나의 인생도 그랬는지 골똘히 생각하게 되었지요..

 

저에게 그렇게 의미있는 귀한 송매 한분을 저는 다시

세 분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몇년 후에 또 꽃을 볼지 모르지만,,귀중한 사람들과

난을 통한 인연을 나누고,,향기를 나누기 위해서지요..

 

(사진은 찍어 놓은 것이 없어 다른 사람의 송매사진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