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근무를 할때라던지

휴가를 떠날때엔 언재나 마음이 무겁습니다.

 

왜냐하면 비가 내리다가도 잠시 멈추어 소강 상태를 보일때엔

밤

언제나 먹이를 가져다 주는 시간 전후에는

어딘지 숨어서 먹이를 기다리는

애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평상시에는

제가 주변의 눈치를 보는 한이 있어도

늦더라도 꼭 먹이를 챙겨주는데

(한번일지라도)

이렇듯 비가와 비상근무를 할때라던지

휴가를 떠나와 있을 때에는 그럴수 없어

마음이 무거웠기 때문이지요.

 

오늘 밤 10시30분 전후까지는 비가 주럭 주럭 내렸습니다.

그러다가 그 전후 부터 잠시 소강상태를 보여

재빠르게 집으로 달려가

철쭉더미 아래에 먹이를 놓아두었습니다.

저녁은 집에서 먹고 오겠다하며 일부러 집으로가서 저녁을 먹고

애들 먹을 먹이들을 챙겨 차안에 실어 왔기 때문에

지금 틈을 봐서 먹이를 놔 두었기 때문이지요.

 

먹이를 두군데 놓은 후

<나비야, 나비야~~> 하고 불러보았더니

정원앞 주차되어 있던 봉고차 아래에서

나비가 주의깊에 나오는 것 아니었겠습니까??

 

아직도 그 나비(들)은 저를 경계하면서도

저 먹을 것을 먹곤 하지만

이렇듯

먹이를 기다리는 애들이 있는 한 제가 자유롭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이젠 마음이 편안합니다.

저 나비들은 제게 갚은 능력이 없기에 더욱이 이런 일을 시키시는

우리 주님께 감사드릴뿐입니다.

근무지로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주님을 노래 불렀습니다.

 

모든 생명체들에 있어서

삶이란 것이 이렇게 고달픈 것일줄이야 예전에 제가 알기나 하였겠습니까??

 

다가올 휴가를 대비하여

저는 제키 누나 희정이에게 당부를 하여놓았습니다.

꼭 밤을 틈타서 준비해 두고 갈 먹이를 그 자리에 놓아 둘것을 말입니다.

 

이젠 제키 누나도 철이 들어서 제대로 해 낼줄로 믿습니다.

우리 주님이

모든 생명체들을 제 때 먹이를 주실 것을 믿습니다.

 

이런 주님을 언제나 그리워합니다.

주님

우리 주님 어서 오소서, 어서 빨리 오시옵소서. 

     

 

작가 : 안영옥

작품 : 사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