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의 단발머리에 호감을 가졌을때가 복학후 대학 말년때인가 합니다.

친구 자취방에 들렸더니 친구의 친구 두어명이 함께 있었습니다.

조용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는데 주제가 단발머리였습니다.

 

제가 들어서니까 잠시 조용해 지드라구요...

"니 000 책있니?"

"없다, 있어도 니앞에선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만.."

"치사한 눔, 그려? 그럼 난 간다"

이렇게 친구와 주고받는 말을 친구의 친구가 듣더니...

 

"엄청 사무적이네..."

하드라구요.

그래서 열받아서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야~~커피나 도바라.. 커피라도 먹고 가는 것이 비사무적일 것 같아서~~@@"

 

제가 주저앉았더니 그 친구들은 다시 떠드는 것이었습니다.

"난 단발머리에서 감동적인 대사는 '세월이 미워라' 라는 부분이다

유행가에서 이런 가사를 보는게 행운일지도 모르지."

"울고짜고 하는 노래같은데도 가사가 세련되어 좋잖냐?"

 

전 "생머리"타입을 좋아하던터라 단발머리 타입은 눈밖의 여자였기에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이 귀에 차지가 않아...

"긴머리 소녀"가 차라리 더 낫지않을까?

쌩머리가 난 더 낫던데.... 촌시럽게 단발머리를 가지고 그러냐?"

 

친구가 황급히 말렸습니다.

"커피를 다 마셨으면 가봐... 여긴 국문과 문학을하는 친구들이 토론을 하는 자리니까

니같이 동물잡는 애가 있을 자리는 못되~~@@"

(아니 이눔봐라.. 지도 동물잡아 실험한답시며 설쳐놓고는~~@@)

 

국문관지 문학돈지하는 친구들은 저를 무지랭이 바라보듯 얄굿게 쳐다보고있었지만 전 그래도 그때는 긴머리 소녀였습니다.

때마친 긴머리 소녀라는 노래도 당시 다방이나 전파사를 지나갈때등 한두번은 들을수있었습니다.

 

어느날 졸업을 앞두고 홀로 있을때였는데요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불현듯 단발머리가 들려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그 노래를 정말 진지하게 들어보았습니다.

국문관지 문학돈지 하는 친구의 친구들의 말이 과연 어떤지 생각이 나서였습니다.

 

가사를 들어보니 그 친구들의 말들이 과장이 아니었음을 느꼈습니다.

물론 온갖 폼을 다 잡으며 세상 고뇌는 자기들만 지는듯한 모습은 여전히 느끼하였지만 말입니다.

 

어제 "나는 조용필이다"라는 조용필 실황공연 DVD를 보다가

단발머리를 부를때 문득 다시 그때의 단말마적인 모습이 떠 올라 진지하게 다시 들으며 보며 하였습니다.

 

아.... 그렇네요

여전히 가사가 좋습니다. 유치하지않고 질리지도 않으며...

 

cf : 사진은 단발머리가 아니라 죄송한데요^^ 대학 1년때 가톨릭학생회에서 만났다가..... 대학 졸업전에 잡은 직장의 망년회로 불러온 파마머리입니다. 

파마머리가 "나는 조용필이다"를 들으면서 "긴머리" 대신 단발머리와 동시에 떠 오르더군요...^^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