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점검을 하기 위하여 직원들이 야간 단속을 하는 지역으로 갑니다.

00동 지역은 정말 높은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도 재개발 바람이 불어 사업시행인가가 납네, 지역구역 승인이 납네 하며

생기가 발랄한 곳이 되었습니다만

제게는 여전히 높고 고바우로 가득한 곳임은 틀림없습니다.

 

몇명이 단속을 벌이는 현장을 둘러보는데

좀 꽤재재한 "노란 푸들" 한 마리가 이리 저리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는 모습이 보입니다.

순간 저는 "저 놈이 주인이 있는 놈인지 버려진 놈"인지에 대해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런 생각중에 어떤 사나운 사람의 발길에 채었는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재개발은 분명 필요한 것임에도

정작 그 지역에 붙박이로 살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나

마당에서 묶여진 채 혹은 풀어 길러 이리 저리 노닐었던 개나 고양이들의 대부분은 나락의 길로 떨어져야 함에 가슴이 텅 빈듯 허전한 서러움을 느껴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사를 하면서 아파트로 가기도 하고 비슷한 환경의 지역으로 일단 이주를 하게 되는데요

아파트에서는 개나 고양이를 키울수없는 것으로 대부분 인식이 되어있어 그런지

지레짐작으로 겁을 먹어 마당에서 키우던 개나 고양이들을 버리고 가곤 합니다.

 

버림받은 심정을 이해할줄아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저는 예전에 아주 팔팔하였던 시절 전후로 두번을 버림받은 기억이 있어 조금이라도 그 심정을 이해할수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저는 돌아갈 집이 있었지만

저 가냘픈 동물들은 절망의 나락에서 뒹굴다가 결국은 사람들 손에 도살되거나 굶어죽거나 할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 미어집니다.

 

우리 직원 하나는 대지평수가 10평도 되지못하는 집에서 살았지만 자기 집이라는 긍지로 그럭 저럭 살았는데....

재개발이 되면 그 집은 아파트 분양대상에서 제외되고 현금으로 정산되어

갈 곳을 찾아 방황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이사갈 집을) 찾아보고 있어요 나오겠죠"

라 하지만 어두운 그림자는 지울수 없나 봅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에 변혁이 일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들만 알고 이웃을 배려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

동물이라하면 그저 버려도 좋고 잡아먹어도 좋다고만 생각하는 사람들  

...

이런 사람들이 변화하여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배려해 주며 산다면

우리안에 와 있는 하느님의 나라는 좀 더 풍성하였으리라 생각이 들지만

주님이 오셨을 그때에나

지금에나 별 변화가 없어보여 안타깝기만 합니다.

 

귓가에 들리는 푸들의 비명소리와 꽤재재한 모습으로 먹을 것을 찾으며 이리 저리 기웃 거리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주님께서 저 푸들을 구하여 주시기를 간청하지만 마음은 무겁습니다.

사실은 제가 주님이 되어 그 푸들을 안고 왔어야 함인지라....

 

이럭 저럭 00동 고바우 동네의 밤은 깊어만 갑니다.

길가에서 술을 마시며 떠드는 아저씨들의 목소리도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